홈플러스, 행사 미끼로 2400만건 고객정보 보험사에 팔아…수백억원 수익 챙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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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2-01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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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해당 뉴스 화면 캡처]

아주경제 최수연 기자 = 대형 유동사인 홈플러스가 경품행사 등을 통해 고객의 정보를 보험회사에 수백억원대의 수익을 챙긴 사실이 드러났다. 홈플러스는 경품행사를 고객 정보를 빼내기 위한 미끼처럼 활용했고 경품행사에 참여했다가 정보제공에 동의하지 않은 고객들의 신상도 보험사에 넘어가는 피해를 봤다. 홈플러스 현직 대표를 포함한 관련자들은 재판에 넘겨졌다.

개인정보범죄 정부합동수사단(단장 이정수 부장검사)은 회원정보를 불법 수집하고 보험사에 판매한 혐의(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로 도성환(60) 사장과 김모 전 부사장 등 전·현직 홈플러스 임직원 6명 및 홈플러스 법인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일 밝혔다. 회원정보를 제공받은 보험사 2곳의 관계자 2명도 함께 기소됐다.

합수단에 따르면 홈플러스 측은 2011년 말부터 지난해 7월까지 11차례에 걸쳐 진행한 경품행사에서 이름과 연락처 등이 담긴 개인정보 712만건을 건당 1980원씩 보험회사 7곳에 팔아 148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경품행사는 외견상 고객 사은행사였지만 사실상 응모 고객의 개인정보를 빼내려는 목적이 깔려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통상 경품행사에는 응모권에 성명과 연락처만 쓰면 되지만 홈플러스는 생년월일과 자녀 수, 부모 동거 여부까지 적어내도록 했고 이를 기입하지 않은 고객은 경품추첨에서 배제했다.

홈플러스는 당첨이 되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알려준다며 연락처를 적도록 했지만 당첨자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도 없었다. 심지어 다이아몬드 등을 경품으로 줘야 할 1·2등 당첨자에게 연락을 취하지 않은 적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당첨자가 어렵사리 당첨사실을 알고 연락해도 경품 대신에 홈플러스 상품권 등 다른 물품을 주고 끝낸 경우도 있었다고 합수단은 전했다.

응모 고객은 경품행사를 통해 자신의 신상정보가 보험사에 넘어간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응모권 뒷면에 고객이 개인정보를 제공할 제3자로 보험사를 기재해 놨지만 깨알보다도 작은 크기인 1㎜의 글씨로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합수단이 응모 고객 2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은 "행사 목적을 정확히 알았다면 정보제공에 동의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경품 참여 고객뿐 아니라 이미 확보한 회원 개인정보 1694만건을 보험사 2곳에 팔아넘기고 83억5000만원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홈플러스는 '보험모집 대상자'로 선별한 회원에 대해 뒤늦게 '정보제공 동의'를 구한 경우도 있었지만, 사후에 동의한 회원들은 보험모집 대상자의 20% 정도에 불과했다.

합수단은 경품행사와 기존 보유 개인정보 등을 합쳐 총 2400만여건의 개인정보가 보험사 측에 유출됐고 홈플러스는 231억7000만원의 불법 수익을 올린 것으로 집계했다. 담당 부서인 홈플러스 보험서비스팀은 전체 매출의 80∼90%를 이 같은 '개인정보 장사'로 채웠다.

합수단은 향후 공판과정에서 이런 불법 영업수익에 대한 추징을 구형하는 한편 유통사 등에서 판촉이 아닌 '정보 장사'를 위해 개인정보를 수집하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 개선책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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