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신한·우리은행 , 80%는 알던 기업에 몰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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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2-04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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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년 7~11월 기준…기업銀 12%·우리 19%·신한 21%만 신규기업 대출

아주경제 박흥서 기자 =은행 혁신성 평가에서 1, 2위를 차지한 신한은행, 우리은행이 기술금융 대출의 80%를 기존 거래기업에 집중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특수은행인 기업은행도 기술금융 대출의 88%가 '알던 기업'이었다.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을 발굴하라는 애초 취지와는 동떨어진 결과가 나온 것이다.

기술금융이란 담보 없이 기업의 기술력만을 평가해 대출해주는 제도로 지난해 7월 도입됐다.

기술금융을 받으려는 기업은 기술신용평가기관(TCB)에서 기술인증서를 발급받은 뒤 대출을 신청할 수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신학용 국회의원(새정치민주연합, 인천 계양구갑)이 4일, 금융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기술금융대출 현황자료’를 분석한 결과 은행 혁신성 평가 1위에 오른 신한은행의 기술금융 대출 실적(지난해 7월~11월)은 1조2782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 중 신규거래기업 대출은 2809억원으로 비중이 22%에 그쳤다. 나머지 9973억원은 기존 거래기업에 대출해준 것이다.

혁신성 평가 2위를 차지한 우리은행은 신규기업 비중이 더 낮았다.

같은 기간 총 기술금융 대출은 9761억원이었는데 신규기업 대출은 1945억원에 불과했다. 비율로 따지면 19%다.

특수은행이어서 혁신성 평가 순위에서 제외됐던 기업은행의 신규기업 비중은 지방은행까지 포함해 가장 낮았다(신규 대출이 없었던 제주은행 제외).

기업은행은 총 대출액이 1조2501억원이었으나 신규거래기업 비중이 1621억원에 불과했다. 고작 12%만 신규기업 대출이었던 셈이다.

도리어 혁신성평가에서는 순위가 낮았던 씨티은행의 신규기업 대출 비중이 높았다. 기술금융 56억원 중 33억원이 신규기업 대출이었다. 비중은 58%에 달한다.

하나은행도 총 기술금융 대출액 8042억원중 51%인 4103억원이 신규 대출이었다. 수협의 경우도 신규대출 비중이 75%였다.

전체 18개 은행들의 총 기술금융 대출액 5조8278억원중 신규기업 대출은 1조5751억원으로 27%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은행들은 신규기업만 발굴해서는 금융당국이 제시한 목표치를 채울 수 없었다고 항변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말까지 7500건의 대출건수 목표치를 제시했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순위를 매기고 금전적으로도 페널티를 준다고 하는데 어떻게 과열 현상이 빚어지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신학용 의원은 "기술금융은 기술력을 가진 신생기업을 키우겠다는 취지에 맞게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며 "목표치를 높게 설정하고 몸집을 불리는 것보다는 꼭 필요한 곳에 제대로 지원되도록 내실을 다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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