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철강사들 수요업계 가격인하 압박에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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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2-10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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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한국자원정보서비스 제공]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현대제철이 현대·기아차의 요구로 지난해 말 자동차용 강판 가격을 인하한데 이어 자동차용 강관업체들도 올해 초 일제히 가격을 인하하면서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10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올해 초 자사 협력업체들에게 자동차용강관 가격을 t당 7만원대 초반 수준으로 인하하는데 합의했다. 알려진 바로는 t당 약 7만3000원~7만7000원 수준이다.

앞서 현대기아차는 지난 2013년과 2014년에도 강관가격을 각각 t당 10만원과 5만3000원을 내릴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이는 3년 연속 가격이 인하된 것으로 올해 하락분을 포함할 경우 강관업체들은 약 23만원 가량을 인하한 셈이 된다.

자동차용 강판도 상황이 비슷하다. 김영환 현대제철 영업본부장(부사장)은 앞서 지난 달 29일 서울 여의도 하나대투증권에서 열린 2014 실적설명회에서 “지난해 4분기에 자동차 강판을 t당 5만원, 해외제품은 t당 50달러를 인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철강업체들은 현재 납품가격을 공개하고 있지 않아 영업이익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산출이 어렵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인하폭을 봤을 때 자동차용 강판과 강관 가격은 손익분기점에 근접한 상황으로 추가 인하가 단행될 경우 이익 훼손은 피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일례로 현대제철이 기업설명회 당시 “강판 가격인하 요구는 있지만 추가로 인하할 여력은 없다”고 밝히며 가격인하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한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해에만 자동차용 강판 가격을 t당 약 14만원을 인하한 만큼 더 이상 내릴 경우 오히려 적자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이같은 가격인하 요구는 원자재 가격 약세로 인한 생산단가 하락을 이유로 들고 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유연탄 가격은 지난해 말 85달러에서 2월 현재 61.32달러를 기록중이며 철광석은 지난해 초 135달러에서 2월 6일 현재 62달러까지 내려간 상황이다.

자동차용 강판과 강관제품 모두 현대․기아차 납품물량이 대다수인 만큼 현대차그룹이 가격인하를 요구할 경우 납품업체들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응할 수 밖에 없는 처지다. 특히 현대차그룹 계열 철강업체들의 경우 신제품 출시 및 해외 판로 개척 등으로 영업이익이 흑자를 기록중에 있으나 체력이 약한 중소업체들의 경우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강관업체 관계자는 “가격 인하는 이익 감소와 직결되는 부분인 만큼 회사명에 대한언급을 피해달라”는 등 민감한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산업은 앞으로도 견조한 성장이 예상되는 반면 철강업계는 여전히 중국산 제품 등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면서 “철강업체의 이익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철강업계 전체 경쟁력 저하로 갈 수 있다. 대형 업체들은 협력사와의 이익을 공유하는 동반자 정신이 필요하다. 그래야 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고 목소릴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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