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송종호 기자 = “영국 런던에는 뉴델리나 뭄바이보다 많은 인도음식점이 있습니다.”
지난 13일 에드워드 포더링험(Edward Fotheringham) 영국항공 한국지사장은 서울 청담동 현대카드 트래블 라이브러리 ‘UK 스페셜’ 전시회 일환으로 열린 초청 강연에서 영국의 음식 문화를 설명하며 이 같이 말했다.
이 날 그는 ‘영국인의 개성이 반영된 독특한 영국의 문화와 음식’이라는 주제로 자국의 특색 있는 식문화를 소개하고 참석자들과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눴다.
포더링험 지사장은 “영국에서 커리가 인기를 얻은 것은 18~19세기 영국 식민지 시절부터 시작됐다”며 “무역산업으로 영국에서 커리가 인기를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오늘날 영국 커리 산업의 규모는 55억 달러에 달한다.
그는 영국에 맛있는 음식이 없다는 편견도 재치 있게 부정했다. 포더링험 사장은 “런던에만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이 51개가 있다”며 “프랑스 파리에는 62개가 있는데 런던과 크게 차이가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포더링험 지사장은 영국 대표 음식에 대한 재미있는 사실도 털어놨다. 그는 “대표적인 영국음식인 피쉬앤칩스도 사실 같은 유럽 국가인 포르투갈과 벨기에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졌다”며 “피쉬는 포르투갈에서, 감자튀김은 벨기에로부터 영향을 받았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영국인들이 매운 것을 잘 먹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에서 식당에 가면 아줌마들이 매운 것을 못 먹을까봐 걱정을 한다”며 “나는 치킨마살라(매콤한 인도음식)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어 “치킨 마살라는 현재 영국에서 피쉬앤칩스 보다 가장 인기 있는 음식”이라고 덧붙였다.
영국하면 빼놓을 수 없는 펍(Pub)문화도 소개했다. 포더링험 지사장은 “런던에서 강연을 했다면 파인트잔 맥주를 들고 얘기를 했을 것”이라며 “영국에서 병맥주를 홀짝거리는 것은 여자들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영국 런던에도 한국 치맥 식당이 있지만 아주 비싸다”고 밝혔다.
그는 이렇게 독특한 영국의 문화와 음식은 가장 하층민이었던 노동자 계급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다고 강조했다. 포더링험 지사장은 “영국은 전통적으로 상류층, 중산층, 노동자 계급이 있어왔다”며 “영국 문화와 음식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친 이들은 노동자 계급으로 피쉬앤칩스도 그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강연은 참석자들과의 질의응답으로 마무리됐다. 007 시리즈의 제임스 본드가 남긴 명대사 중 하나로 꼽히는 “보드카 마티니, 젓지 말고 흔들어서(shaken, not stirred)”라고 하는 이유에 대한 질문에 그는 “얼음을 넣어 흔들면 희석되는 속도가 젓는 것보다 빠르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어진 질문으로 “한국에서 영국 푸딩을 제대로 맛볼 수 있는 곳을 추천해달라”고 하자 잠시 생각하던 그는 “우리집(My house)”이라고 답하며 영국식 유머를 선보이기도 했다.
한편 ‘UK 스페셜’ 전시회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 트래블 라이브러리에서 3월 1일까지 열린다. 다음 강연은 오는 25일 저녁 7시에 같은 장소에서 ‘런던산책’, ‘홍차, 너무나 영국적인’의 저자이자 카피라이터인 박영자(45)씨가 ‘지킬과 하이드, 그리고 영국 여행자’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들려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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