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선미·이정주 기자 = 윤창현 금융연구원장이 3년간의 임기를 끝낸다. 오는 15일 퇴임하는 윤원장은 다시 교수로 강단에 서게 된다.
윤 원장은 9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 8층 집무실에서 진행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취임 당시의 초심처럼 연구와 실무가 함께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며 "시원섭섭하지만 적절한 시점에서 변화를 주는 것 같아 편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물론 아쉬움도 있었다. 연구원도 조직이다보니 연구원에 대한 평가, 언론과의 소통, 인사 등등 신경쓸 게 많았고 참견과 지원의 중립을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럴 때마다 본인의 경험을 떠올렸다. 윤 원장은 "1993년 이곳 연구원으로 있을 당시 잔소리를 많이 들으면 주눅이 들어 오히려 연구에 방해가 되더라"며 "그때를 생각하니 연구원들의 사기를 북돋아주는 원장이 낫겠다 싶었고 연구원들과 소주 한 잔 기울이며 허심탄회하게 얘기하는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기억에 남는 연구성과 중에서는 가계부채 문제 수준을 구체화시켰던 것을 꼽았다. 윤 원장은 "그간에는 막연하게 가계부채가 심각하다는 것이 일반화된 의견이었다"며 "그러나 작업을 통해 가계부채가 당장 우리 경제를 위협할 리스크는 아니라는 결론을 냈고, 이것이 가계부채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했다"고 평가했다.
연구원 자체 성과에서는 지난해 9월 금융연구원이 최초로 발표한 'KIF금융신뢰지수'를 들었다. 당시 금융에 대한 종합적인 신뢰도는 89.5점으로 긍정적 답변 18%, 부정적 답변 33%를 기록했다. 특히 10명중 7명은 금융당국의 감독기능을 불신하고 있다는 결과가 나와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윤 원장은 "'금융권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졌다'는 추상적인 말들이 많았는데 숫자로 개량화했던 작업이었다"며 "물론 순수하게 신뢰지수를 진단해보자는 게 연구의도였는데 '당국을 흔든다'는 음모론까지 등장해 당황했던 기억도 난다"고 말했다.
금융연구원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물었더니 "합리적이고 건설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조직"이라고 답했다. 윤 원장은 "어떤 상황을 비판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는 역할"이라며 "연구원은 비판보다는 실무에 쓰일 수 있는 대안에 방점을 둬야 한다"고 제시했다.
좋은 가장이었냐는 질문에는 손사래를 쳤다. 윤 원장은 "주말에도 각계각층과 교류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고 연구 현안을 챙기느라 가족들은 신경을 못썼다"며 "강단으로 돌아가면 좀 더 낫지않겠냐"고 말했다. 이어 그는 "1남2녀를 두고 있는데 막내 딸은 내가 환갑 때 고3이 된다"며 "오래 살아서 '보호장치'를 마련해둬야 한다"고 웃었다.
▲1960년 충북 청주 ▲1979년 대전고 ▲1984년 서울대 물리학과 졸업 ▲1986년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1993년 미 시카고대 경제학박사 ▲1993~1994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 ▲1995~2005년 명지대 경영무역학부 교수 ▲2005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2012년~ 한국금융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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