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치연 기자 = 사상 최초의 1%대 기준금리 인하는 주택시장에 큰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봄바람을 타고 있는 주택시장에 매매가 늘어나면서 가격도 동반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가 낮아지면 이자 부담이 줄고 자연스레 대출로 집을 살 여지가 높아지는 탓이다.
◆전세의 매매 전환 가속 부추길 듯
이번 금리 인하가 전세의 매매 전환을 가속하는 등 주택시장에 훈풍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전세난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사철 성수기가 시작되면서 시장에 부담이 큰 상황"이라며 "전세난과 이사철, 금리 인하 등 호재가 겹치면서 거래량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거래량이 증가하면 집값도 동반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9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주보다 0.15% 상승했다. 이는 2013년 10월 7일(0.18%) 이후 1년 5개월 만에 최고치다.
다만 거래량에 비해 가격 상승 폭은 높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주택시장이 실수요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어서다.
서울 서초동 A중개업소 대표는 "전세난에 대출 이자 부담이 줄어든다면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사람도 늘어날 것"이라면서도 "집값이라는 게 외부 변수에 따라 등락이 좌우되는 만큼 무리한 대출과 구매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규 분양 시장·건설사도 수혜
금리 인하는 주택 분양시장에도 수혜가 될 전망이다. 대출 금리가 낮아지면 중도금 대출 이자 부담과 취득 비용이 줄면서 신규 분양 수요도 늘어나게 된다.
이번 금리 인하는 최근 공급을 늘리고 있는 건설사들의 물량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3월 기준으로 아파트 분양이 예정된 물량은 전국 5만8000여가구로 2000년 이후 최대치다. 내달 수도권에 분양을 앞둔 물량도 2만300가구에 달한다.
한 분양 대행업체 관계자는 "최근 아파트 공급이 크게 늘자 일부 지역은 공급 과잉이 예상되고 있다"며 "금리 인하가 분양률을 높이고 미분양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2% 중반대로 떨어질 듯
갈아타기용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금리도 2% 중반대로 내려갈 전망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단기·변동금리를 장기·고정금리로 갈아타게 하는 대환대출 상품(일명 안심전환대출) 금리도 그만큼 인하 여력이 생겼다"면서 "지금 상황으로 볼 때 2% 중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상품의 최종 금리는 상품 출시일인 24일을 전후로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를 기준으로 결정된다. 만기까지 금리가 고정되지만, 해당 고정금리는 시장 상황에 따라 내려갈 수도 올라갈 수도 있다.
당국이 제시한 2.8~2.9% 금리가 기준금리 인하 전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24일 출시될 상품의 금리는 이보다 0.25%포인트 정도 낮아진 2.55~2.65%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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