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으로부터 최대주주인 동양과 별도 매각할 것을 지시 받았지만 동양 사태 피해자들이 즉각 반발에 나서는 등 변수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시멘트 제조업계 1위인 쌍용양회도 인수합병(M&A) 대상을 찾는 중이어서 흥행 면에서 밀릴 경우 매각 작업이 순탄치 못할 수도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동양 법정관리를 담당하는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는 지난 11일 동양과 동양시멘트가 각각 보유한 동양시멘트 주식을 74.1%를 매각키로 결정했다.
법원은 당초 동양시멘트와 동양의 지분을 일괄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매각 대금을 극대화하기 위해 각 지분을 분리 매각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이달말까지 매각주간사를 선정하고 내달 중 매각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단 예정대로 분리 매각이 제대로 추진될지 여부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른바 ‘동양 사태’의 피해자 모임인 동양채권자비상대책위원회와 동양피해자대책협의회 등은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에 분리매각 반대 의견을 담은 탄원서를 제출했다. 동양과 동양시멘트의 일괄 매각이 이뤄지지 않으면 남게 되는 동양이 제값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걱정에서다.
매각 차질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동양측은 최근 “구체적 방법이나 일정은 확정된 바 없고 법원의 허가를 얻어 추진할 예정”이라고 공시해 아직 정확한 계획이 정해지지 않았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시멘트 업계 1위인 쌍용양회와의 대결 구도도 달갑지만은 않다. 쌍용양회의 지난해 시장 점유율은 20.5%로 동양시멘트(13.4%)를 앞서고 영업이익(1623억원)도 동양시멘트(633억원)의 배 이상이다. 다만 쌍용양회는 태평양시멘트가 매각 지분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갖고 있어 흥행 면에서 다소 기대를 해볼만 하다는 평가다.
동양시멘트 매각 방식이 부침을 겪는 이유는 그만큼 M&A 흥행에 대한 우려가 높은 것을 방증한다는 의견도 있다.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쌍용양회도 확실한 인수자를 찾지 못하고 있어 동양시멘트 매각도 전망이 불투명한 편”이라며 “인수전에 뛰어더는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져야 매각대금도 높아지기 때문에 흥행에 대한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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