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제 수준을 높이더라도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은 적어 현 수능 체제에서 가장 비교육적이고 기형적인 제2외국어에서의 쏠림현상에 대한 대책에 정부가 너무 소홀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발표된 수능 개선 시안에서도 관련 대책은 빠져 있다.
24일 교육부 관계자는 “지금 구조에서는 문제를 어렵게 내거나 쉽게 출제해 쏠림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면서도 “조금만 공부해도 점수를 얻기가 쉬워 선택을 많이 한다는 지적이 있는 만큼 현 수준을 넘어서는 심화 문제를 출제해 이같은 쏠림을 막는 것이 가능할 수 있을 것인지 등을 출제위원들이 검토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어 정도만 공부해도 문제를 더 맞춰 고득점할 수 있다는 기대 수준을 넘어서는 심화 문제를 출제해 쏠림 현상을 막을 수 있을 것인지 검토를 해보겠다는 것이 교육부의 입장이다.
수능 개선안에서는 제2외국어에서의 아랍어.베트남어 등 선택 쏠림 기현상을 대응하는 방안은 포함되지 않았다.
교육부 관계자는 “수능 개선안은 출제 오류 방지와 난이도 안정화 방안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아랍어.베트남어 쏠림 문제는 논의하지 않았다”며 “다만 수능 개선 중장기 과제로 검토할 수는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단어 암기 정도로는 풀 수 없는 심화 문제로 기대 심리를 낮춰 쏠림 현상을 막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하지만 현재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제대로 내용을 파악하지 않고 시험에 응시하면서 거의 ‘찍기’ 수준으로 대응하고 있는 가운데 난이도를 높이는 것이 과연 해법이 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절대평가를 도입하는 것이 비교육적인 비정상을 바로잡는 방안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기초베트남어와 아랍어는 2015 수능 제2외국어 및 한문 영역에서 응시자가 각각 43.5%, 19.5%로 63%를 차지해 전년 54.6%보다 8.4%p가 늘었다.
이같은 쏠림현상이 심화된 것은 2005년 수능에서 아랍어가 추가된 이후 처음에는 생소한 과목이어서 이를 선택하는 수험생이 없다가 등급컷이 낮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2008년 제2외국어에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이후 2014학년도 베트남어가 추가되면서 익숙한 알파벳을 쓰는 신생 외국어로 선택이 몰리게 됐기 때문이다.
수능 제2외국어는 선택이 가능한 가운데 사회탐구를 대체하는 과목으로 인정하는 대학이 많아 학생들이 응시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학교 교육과정에 먼저 신생 제2외국어를 도입하고 어느 정도 확산이 된 이후 수능에 도입해야 하는데 거꾸로 해 제대로 학습하지 않고 시험에 응하게 되면서 쏠림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며 “교육부가 국수영 등 주요과목에만 신경을 쓰다 보니 제2외국어를 소홀히 하는 것 같은데 선택과목이지만 1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셈으로 수능에서 가장 기형적인 비교육적인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만큼 절대평가를 도입한다던지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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