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중국 성형한류, '신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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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3-25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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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중국신문사]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지난해 한 포럼장에서 만난 중국 산둥(山東)성 통상무역 관계자는 기자에게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성형외과가 어딘지, 가격은 얼마인지 구체적으로 알고싶다"며 "혹시 시간이 나면 알아봐줄 수 있겠냐"고 부탁했다. 자신이 한국에서 일한다고 주변 지인들의 문의가 쇄도한다는 불평도 함께였다. 성형한류의 위력이다.

최근 중국 대륙을 휩쓴 한류 열풍과 함께 한국 미남·미녀가 중국 TV, 인터넷을 통해 알려지면서 한국 원정성형 열풍이 거세다. 서울 곳곳의 성형외과들도 중국 담당 큐레이터를 고용하고 중국어 홈페이지를 개설하며 중국인 성형 관광객 유치에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그러나 최근 중국 언론을 통해 쏟아지는 소식은 다소 불편하다.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음력설) 전에는 지난 1월 한 중국인이 서울 강남구 성형외과에서 수술 중 갑자기 심장기능이 정지, 뇌사상태에 빠졌다는 소식이 중국 관영언론 중국중앙(CC)TV, 신화사 등을 통해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최근에도 한 중국인 여성이 서울 모 성형외과에서 유방 확대수술 중 심정지로 혼수상태라는 보도가 홍콩 명보(明報) 통해 나왔다.

불법 브로커를 통해 중국인을 끌어들이고 불법 시술을 하는 한국 성형외과도 많다며 원정성형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언론 보도도 느는 추세다. 이대로라면 공포와 불신이 성형한류를 틀어 막는 것은 시간문제다.

사실 한국의 성형은 양면성을 가진 화두다. 중국인들은 한국 연예인과 여성들이 맹목적인 미를 추구한다며 한국은 '성형 왕국'이라고 비난한다. 동시에 한국 성형업계의 놀라운 기술과 만족스러운 결과물에 주목한다. 이민호와 수지의 열애 소식과 함께 수지의 성형 관련 보도가 뜨고 동시에 수지처럼 성형을 해달라는 중국인이 늘어나는 것이다.

중국인 사이에 불고 있는 한국 성형열풍은 의료기술에 대한 신뢰와 부러움, 문화한류라는 3박자가 이뤄낸 결과물이다. 여기서 주목해야할 포인트는 한국 의료진과 의료 서비스에 대한 믿음이 성형한류에 깔려있다는 것이다. 중국인 관광객은 단순한 '돈줄'이 아니다. 공 들여 확보해야 할 중요한 고객이자 소중한 사람이다. 눈 앞에 이익에 급급해 신뢰를 저버려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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