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는 1일자로 일베 논란에 휩싸인 해당 기자를 정책기획본부 남북교류협력단(일반직 4직급)으로 정식 발령냈다. 이 부서는 취재·제작 업무를 하지 않지만, 이 기자의 소속은 여전히 보도본부로 파견근무 형태다.
이는 KBS가 여론의 질타를 모면하기 위해 이 일베 기자의 동기들을 보도본부 사회2부로 발령난 것과 다른 인사를 냄으로써, 사실상 ‘꼼수 발령’으로 해석된다.
KBS 공채 42기로 입사한 이 기자는 지난 1월 입사하기 전 ‘일베’에서 고 노무현 대통령과 여성을 비하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글을 올리는 등 일베 활동을 활발히 해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날 KBS 기자협회와 PD협회를 비롯한 11개 미디어 직능단체는 전날 서울 여의도 KBS 앞에서 일베 수습기자의 정식 기자 임용을 반대하는 공동 기자회견을 열며 반발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일베 수습 기자의 정식 임용에 대해 “일베 수습기자의 임용에 대해 분명히 반대 입장을 표명했지만 정식 임용이 됐다”며 “이번 사태에 대해 강력한 대응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41기 기자 대표로 나선 김모 기자는 “저희는 위기를 막고자 자기 의지로 여기에 섰다”며 “저희 막내들(41기 기자들)은 일간베스트, 일베 회원을 후배로 받아들일 수 없다. 자신이 없다”고 말했다.
KBS 노조는 특히 “간곡히 요청합니다. 공영방송의 가치를 지킬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정치권에서도 KBS 일베 기자 임용에 대해 “공영방송의 본분을 잃은 무책임한 결정이자 KBS 구성원을 모욕하는 것”이라며 비난의 목소리가 뜨겁다.
새정치민주연합 허영일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KBS는 윤리강령에서 ‘KBS인은 무엇보다 방송인으로서의 윤리적 품격과 도덕적 소양을 갖추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면서 “(KBS는) ‘일베’ 의혹 수습 기자를 정식기자로 임용한 것이 ‘윤리강령’에 부합하는 것인지 깊이 성찰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KBS는 수신료 현실화라는 이해관계에만 목을 매기 전에 국민이 수신료 현실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KBS 윤리강령을 준수해 국민이 맡긴 사회적 책무를 더욱 충실히 수행해 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KBS는 이날 “문제가 된 수습사원(일베 의혹 기자) 평가 결과가 사규 기준을 벗어나지 않았고 외부 법률자문에서도 임용을 취소하기 어렵다는 결과가 나왔다”면서 “이번 건을 계기로 채용과 수습제도에 대한 개선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