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은 해외 선진 기업들의 플랫폼을 들여와 제품을 개발하는 식이었다면 최근엔 독자적인 플랫폼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경영전략이 두드러진다. 이는 한국이 전통적인 플랫폼 수요자에서 공급자로 혁신하는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플랫폼은 여러 참여자에게 개방된 사업의 기본 틀이나 토대, 또는 제품 생산 도구 등의 의미로 해석된다. 이러한 플랫폼 경쟁은 ICT업계에서 가장 활발하다.
대표적으로 국내 삼성, LG 등 IT기업이 구글의 스마트기기 소프트웨어 플랫폼인 ‘안드로이드’를 줄곧 제품에 적용해오다, 최근 독자 플랫폼을 개발해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플랫폼업체와 경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또한 타이젠 기반 웨어러블 및 스마트폰 전략 기종을 확대하고 있으며 호환성이 높은 보안 플랫폼 ‘녹스’와 모바일 결제 플랫폼 ‘삼성 페이’, B2B 솔루션 ‘삼성 비즈니스’ 등과 함께 스마트홈 내지 사물인터넷 플랫폼의 시너지를 강화하고 있다.
LG전자 역시 최근 웨어러블 신제품 ‘LG 워치 어베인 LTE’에 자체 개발한 스마트워치 OS ‘LG 웨어러블 플랫폼’을 적용해 대세에 합류했다. 계열사인 LG CNS는 센서부터 빅데이터 처리‧분석 서비스까지 망라하는 플랫폼을 개발해 LG의 사물인터넷 생태계를 지원하는 모양새다.
자동차도 플랫폼 경쟁이 부각된다. 아직 전기차 모델이 없는 현대차가 내년 순수 전기차를 양산해 테슬라나 BMW i3와 같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갖추게 된다.
기아차가 만드는 쏘울EV나 레이EV 등 개조형 전기차가 아닌 순수 전기차로, 현대차의 전기차 플랫폼은 준중형급 신차종이며 차세대 경량화 소재를 대거 적용해 연비 개선이 획기적인 모습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현대차는 오는 6월쯤 국내 업체 최초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량(PHEV)도 출시할 예정이다. PHEV는 일반 하이브리드 차량과 마찬가지로 엔진과 전기모터를 모두 갖춰 가솔린이나 경유, 전기를 연료로 쓸 수 있고 외부에 플러그를 꽂아 충전할 수도 있는 신개념 차량 플랫폼이다. 하이브리드보다 연비가 좋고 전기차보다 주행거리가 길어 주목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 혁신으로 새로운 플랫폼을 형성하거나 더 많은 참여자를 확보해 누가 더 강력한 생태계를 구축하느냐가 기업간 경쟁의 화두”라고 전했다.
SK도 SK텔레콤 등을 통해 사물인터넷 플랫폼을 개발 중이지만, 사회공헌 차원에서 새로운 플랫폼을 제시해 더욱 눈길을 끈다. 최태원 SK 회장이 자신의 저서 ‘새로운 모색, 사회적 기업’에서 사회적기업 활성화를 위한 방안인 ‘소셜 프로그레스 크레딧’을 제안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인센티브제를 도입해 사회적 기업이 경제적 자립을 위해 쓰는 노력을 사회적 가치 극대화에 좀 더 쓰도록 하자”는 취지이다. 이러한 최 회장의 아이디어가 사회적 공감대를 얻어 최근 정부기관, 사회적기업 및 관련 연구기관 등의 참여로 ‘사회성과인센티브 추진단’이 출범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사회성과의 정량화를 통해 무엇을 개선하면 더 많은 가치를 낼 수 있는지 계획 수립이 가능하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평가의 정량화를 위해 평가 기준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루도록 플랫폼을 제공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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