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1주기] 하늘도 울었다...전국 곳곳서 추모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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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4-16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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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는 16일 오후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 분향소에 방문객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사진=박성준 기자]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304명의 희생자를 위해 하늘도 울었다.

16일 세월호 1주기를 맞아 전국 곳곳에서 추모행사가 열렸다. 광화문 광장은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추모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광장의 입구에는 실종자의 귀환을 바라는 대형 노란리본이 전시돼 있었다. 입구 중앙에는 세월호 희생자의 사진이 걸린 ‘기억의 문’ 조형물이 서있다. 이날 비가 오는 관계로 해당 조형물은 비닐로 덮어놓은 상태다.

중앙으로 좀 더 깊숙이 들어가면 투명 플라스틱으로 된 대형 종이배 모형을 볼 수 있다. 대형종이배 안에는 사람들의 염원을 담은 노란 종이배가 가득했다.

임시 분향소가 차려진 광화문 광장에는 조문객의 행렬이 길게 늘어섰다. 비가오는 와중에도 모두 우산을 쓴 채 자신들의 분향 순서를 기다렸다. 숙연한 분위기 속에서 일부는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광화문 광장 곳곳에서 정부시행령 폐기에 관한 구호를 볼 수 있었다. 한편에서는 정부 시행령안 ‘폐기’와 ‘수용’에 관한 투표도 진행했다.

이날 광화문역과 청계 광장 주변에는 노란리본을 옷과 가방에 단 사람이 많이 보였다. 도로 건너편에서는 세월호 천막 철거를 요구하는 보수단체의 집회도 열렸다.

조문을 위해 영등포구에서 왔다는 김모(39·여)씨는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지 벌써 1년이 지났는데 아픔이 치유되지 않은 것 같다”라며 “희생자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게 딱히 없어 헌화라도 하려고 왔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의 당사자들이 거주하는 안산은 이날 아침부터 슬픔에 잠겼다.

세월호에서 친구와 선배를 잃은 단원고 학생들은 오전 9시 30분 운동장에 모였다. 두 줄로 선 단원고 전교생 800여명은 담임교사의 인솔아래 합동분향소를 향했다. 30여분을 걸어 합동분향소에 도착할 즈음 학생들의 눈에는 눈물이 맺히기 시작했다.

학생들은 합동분향소에 들어선 뒤 친구와 선생님의 영정사진을 보자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시간이 지날수록 영정 앞 하얀 국화는 쌓여갔다. 더불어 분향소 안의 울음소리는 더욱 커졌다. 일부 학생은 분향소 밖으로 나온 뒤에도 한참을 통곡했다.

이날 학생들의 합동조문을 이끈 추교영 단원고 교장은 "학생들은 명절이나 생일 때도 종종 친구들이 있는 분향소에 다녀왔다"라며 "오늘은 1주년이다 보니 전교생이 한자리에서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오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원고는 이날 오후 7시 세월호 1주년 추모행사를 학교 운동장에서 비공개로 진행할 예정이다. 추모행사에서는 생존학생들이 부르는 가수 이선희의 '인연' 등 합창공연과 편지 낭독 등이 진행된다.

합동분향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으로 현재 2155명의 조문객이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지난해 4월에 마련된 안산 합동분향소는 올해 4월 9일까지 1년 동안 총 50만 5035명이 방문했다. 분향소 측은 이날 하루 동안 1만 명 이상의 조문객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4·16가족협의회는 이날 오후 2시 안산 정부합동분향소에서 열릴 예정이던 세월호 참사 1주년 합동추모식을 취소했다. 이들은 정부의 세월호 인양과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안 폐기의 선언이 없으면 추모식을 연기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오전에는 이완구 총리가 오후에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가 각각 분향소를 방문했지만 가족들의 항의로 조문을 거절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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