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파키스탄과 초대형 경협 추진...일대일로, 진주목걸이 전략의 '게임체인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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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4-17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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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1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을 방문한 나와즈 샤리프(왼쪽) 파키스탄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베이징 = 중국신문사]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팍스시니카를 꿈꾸는 중국의 신(新)경제구상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가 내주로 예정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파키스탄 방문을 계기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전망이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 주석이 오는 20일 파키스탄을 공식 방문해 460억 달러(50조원) 규모의 초대형 인프라 투자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 건설 플랜'으로 불리는 이 프로젝트는 파키스탄 과다르 항구에서 중국 신장(新疆)자치구 카스(喀什)까지 3000km를 도로와 철도, 가스관 등으로 잇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중국은 20억 달러의 공사비가 소요되는 이란~파키스탄 가스관 건설 등 파키스탄 내 에너지 분야에 340억 달러를, 인프라시설 건설에 120억 달러를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중국의 해외 단일 투자액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중국은 과다르 항구의 40년간 운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파키스탄 서부의 과다르 항구는 중동과 중남아시아 사이의 전략적 요충지로 세계 원유 수송의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에 근접해 있다.

중국은 이 운영권을 이용하면 현재 말라카 해협을 지나는 1만2000㎞의 중동산 원유 수송 거리를 2395㎞로 단축할 수 있다. 특히, 과다르는 앞서 언급한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의 한쪽 끝 지점에 위치해 있어 일대일로 구상의 중요한 경유지로 평가된다.

아산 이크발(Ahsan Iqbal) 파키스탄 기획개발부 장관은 "중국, 중앙아시아, 남아시아의 3대 성장엔진을 연결하는 이 경제회랑이 구축될 경우 세계 30억 인구를 아우르는 경제권이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이처럼 초대형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이유는 세 가지로 해석된다. 중국이 올해 핵심 국책사업으로 추진 중인 일대일로 구상과 진주목걸이 전략 완성, 아시아 중시전략(Pivot to Asia)을 펴고 있는 미국 견제가 그것이다.

일대일로는 중국과 중앙아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이어지는 실크로드경제벨트(一帶)와 동남아와 서남아, 인도양, 아프리카로 이어지는 21세기해상실크로드(一路)를 동시에 구축, 중국을 중심으로 한 거대 경제 공동체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개최된 보아오(博鰲)포럼이 일대일로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 역할을 했다면, 이번 투자는 실제 레이스에 나서는 첫 번째 행보로 풀이된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교향곡과 같은 일대일로 계획은 지역 경제에 모두 이익이 될 것"이라면서 "중국-파키스탄 경제 회랑 구축은 부드러운 멜로디로 교향곡의 첫 부분을 시작하는 것과 같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또 중국은 이번 투자를 통해 미얀마,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몰디브, 파키스탄 등 인도양 주변 해상거점을 연결하는 루트를 의미하는 '진주목걸이' 완성에도 이정표적 성과를 거둘 수 있을 전망이다. 중국은 진주목걸이 전략으로 중동산 석유수송로 확보를 비롯해 국경분쟁 등으로 마찰을 빚고 있는 인도를 견제하는 안보상의 이득도 꾀할 수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특히 '인도양의 진주'로 불리는 파키스탄을 포섭하는 것은 중국에 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중국의 이번 파키스탄 투자는 아시아 교역·교통 통로를 확장하는 것 뿐 아니라 미국을 견제하려는 목적도 포함돼 있다. 미국은 중국의 급부상에 브레이크를 걸고 슈퍼파워 위상을 유지하기 위해 아시아 중시전략 또는 아시아 재균형 정책을 내걸고 중국과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다.

한편, 시 주석의 이번 방문기간 동안 위안(元)급 41형 디젤 잠수함 8척을 40억∼50억 달러에 파키스탄에 판매하는 계약도 마무리될 예정이다. 또 신장 자치구 내 이슬람 분리주의 세력이 파키스탄 반군과 연계하는 문제 등 역내 안보 사안도 논의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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