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등반 나섰던 그리스 원정대가 네팔에서 사기를 당한 덕분에 오히려 네팔 지진 참사를 피할 수 있었다고 현지 언론이 26일(현지시간) 전했다.
그리스 공영TV 네리트는 이날 에베레스트 등정을 위해 그리스 산악인 9명이 네팔 카트만두에 도착했으나, 가이드가 이들의 돈을 훔쳐 달아나는 바람에 등정을 포기하고 대지진 발발 전날 귀국했다고 전했다.
당사자 중 하나인 소포클리스 파이티스는 네리트에 “지난주 카트만두에 가서야 우리를 돕기로 한 가이드 셰르파가 돈을 가지고 사라졌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그래서 네팔 경찰에 신고하고 대지진 전날인 24일 그리스로 돌아왔다”고 밝혔다.
파이티스는 이어 “결국 우린 행운아가 됐지만, (에베레스트) 캠프에는 극히 어려운 순간을 맞은 동료 산악인들이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애초 등반대는 그리스인 9명과 인도인 9명으로 이뤄졌으며, 에베레스트 등정이 무산된 것이 ‘전화위복’이 되면서 전원이 화를 모면할 수 있었다.
네팔에서는 수도 카트만두 일대를 강타한 규모 7.8 강진으로 25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으면서 80여년래 최악의 참사가 빚어졌다. 에베레스트에서 역시 지진이 발생해 눈사태가 베이스캠프를 덮쳤다. 이로인해 적어도 19명이 숨지고 61명이 다쳤으며, 수백 명의 안부가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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