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농어촌] 좋은 사과, 꼭지 튼실하고 푸른 빛 돌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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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4-28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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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가 사과꼭지 절단에 연간 200억원 비용 부담

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사과는 꼭지가 튼실해야 싱싱하고 맛있습니다. 꼭지는 푸른색이 돌고, 물기가 있으면 수확한지 얼마되지 않은 것입니다. 꼭지가 시들고 가늘며 잘 부러지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맛있고 품질 좋은 사과를 고르려면 꼭지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꼭지상태가 좋으면 저장 기간이 더 길어지고 식감도 오래 보존된다. 농가의 생산비용도 줄어든다. 그러나 꼭지를 절단해 유통하려는 유통업자 때문에 애꿎은 농가들만 손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축산식품부·농촌진흥청·한국농수산대학 등에 따르면 300g짜리 사과를 일주일 동안 상온에 두면 꼭지가 없는 사과는 무게가 4.5% 줄어들었지만 꼭지가 붙어 있는 사과는 2.7%만 줄어든다. 수확 작업에 소요되는 시간은 1t 기준으로 꼭지 째로 수확하면 7시간, 꼭지를 제거하면서 수확하면 11시간 30분이 소요된다. 최근 10년간 농가인구가 25% 감소한 점을 감안하면 꼭지절단 작업은 농가 노동력의 낭비로 이어진 셈이다. 수확기 농가 노동력의 35%가 꼭지 절단작업에 투입된다. 지난해 국내 사과 생산량 약 40만t의 꼭지 제거비용을 환산하면 200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된다.

일본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꼭지 무절단 사과[사진=농림축산식품부]


다른 나라 사례를 보면 호주·미국에서는 사과 꼭지가 있는 상태로 유통한다. 심지어 일본은 꼭지절단 사과를 불량품으로 취급한다. 우리나라가 수출한 사과가 꼭지절단을 이유로 일본 내 판매에 어려움을 겪은 일도 부지기수다. 

사과 꼭지를 솜으로 보호한 모습[사진=농식품부]


우리나라가 처음부터 사과 꼭지를 자른 건 아니다. 1960년대까진 꼭지절단 없이 나무상자에 왕겨나 짚을 넣어 출하했다.
1970년대 포장상자가 골판지 패드로 바뀌면서 꼭지가 과실에 생채기를 내는 경우가 발생하자 꼭지를 자르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에는 과수농가가 신형선별기를 도입하고, 과일을 감싸주는 스티로폼 난좌를 이용하면서 생채기가 날 가능성이 많이 줄었다. 국내 소비자들이 사과를 살 때 크기(42%)와 신선도(25%)를 중요시하고 꼭지의 유무는 크게 따지지 않고 있다. 

이에따라 농식품부는 농협중앙회와 사과 주산지인 문경·충주·예산의 농산물산지거점유통센터(APC)를 통해 꼭지 달린 사과를 유통하고 있다. 정부가 무절단 사과 유통 정착에 힘쓰는 것은 품질이나 생산비 면에서 모두 이득이기 때문이다.

농식품부와 농협은 산지·소비지 교육을 통해 꼭지달린 사과 유통의 효과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농협 계통판매장을 중심으로 전용 판매대를 설치, 소비촉진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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