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금호산업 매각 주관사 산업은행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본입찰 제안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호반건설이 단독으로 응찰했다. 호반건설측은 이날 오후 2시께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별관을 찾아 입찰제안서를 최종 제출했다. 호반건설이 제시한 응찰액 등 세부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금호산업은 지난 2010년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간 이후 최근 흑자 경영을 이어왔다. 워크아웃 졸업 여건을 갖췄지만, 지난해 10월 채권단이 보유한 지분 57.5%(약 1955만주)를 처분하는 것을 조건으로 2년간 연장한 바 있다. 이후 채권단은 금호산업 지분 매각을 추진했고 2월말 호반건설, MBK파트너스, IBKS-케이스톤 컨소시엄, IMM PE, 자베즈파트너스 5곳을 입찰 적격자로 선정해 본입찰을 준비했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30.08%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부산의 지분 46.00%를 소유했고 금호터미널(지분율 100%)·금호사옥(79.90%)·아시아나개발(100%)·아시아나IDT(100%)도 계열로 거느렸다. 금호산업 뿐 아니라 항공사 경영권까지 확보하게 돼 M&A 시장에서 관심이 높았다.
금호산업 워크아웃 당시 박 회장이 채권단 보유 지분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획득했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호반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 해당 입찰가격으로 지분을 되살 수 있어 예상외로 인수전이 싱겁게 끝날 수도 있다는 게 업계 예상이다. 박 회장 역시 그동안 수차례 그룹 재건을 위한 금호산업 인수 방침을 밝혀왔다.
금호아시아나 관계자는 “아직 채권단으로부터 공식적인 전달사항이 없어 추이를 지켜보는 중”이라며 “박 회장의 그룹 재건 인수 의지에는 변함이 없고, 향후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여부를 묻는 통지를 받으면 정해진 절차에 따라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호반건설의 입찰가격이 박 회장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일 경우에는 입장이 달라진다. 수천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한 호반건설은 하나대투증권으로부터 4000억원 규모의 투자확약서를 발급받고, 200억원 규모의 한도대출을 받기로 하면서 실탄을 추가로 보유하게 됐다.
채권단의 금호산업 보유지분은 시가총액으로 약 4400억원(27일 종가 기준)이다. 실제 가격은 이보다 높은 6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금호산업 채권단은 매각 적정가격으로 9000억원 이상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자세한 내역은 공개할 수 없지만, 기존 회사 입장대로 합리적이고 적정한 가격을 제시했을 것”이라며 “이제는 앞으로 진행되는 상황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한편 산업은행은 이날 접수된 호반건설의 제안을 오는 29일 채권단협의회에 보고한 뒤, 빠르면 2일 이내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우선협상대상자가 정해 진 후 한달내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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