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미국 공항에서 13번이나 항공기 무임탑승을 해온 60대 여성 노숙자가 시카고 공항에서 체포됐다.
시카고 경찰은 “지난 3일 시카고 미드웨이 공항에서 보안검색대 인근을 배회하던 메릴린 하트먼(63)을 체포했다”며 “하트먼은 불과 열흘 전인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 국제선 청사에서 무임탑승을 시도하다 적발돼 법원으로부터 공항 접근 금지 명령을 받은 상태였다”고 6일 밝혔다.
경찰은 “하트먼이 당시 탑승권을 소지하지 않았으며 보안검색대 인근에 있어야 할 이유를 말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시카고 abc방송은 “하트먼이 작년 3월 이후 미 전역의 공항에서 항공기 무임탑승을 시도하다 적발된 사례만 11건, 탑승권 없이 항공편을 이용한 사례가 최소 2건”이라며 “‘상습 밀항자’라는 별명이 붙었을 정도”라고 전했다.
하트먼은 작년 8월 미네타 산호세 국제공항에서 탑승권 없이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까지 가는 데 성공했으나 비행 중 무임탑승 사실이 확인돼 유죄를 인정하고 보호관찰 24개월을 선고받았다. 그는 수 주 만에 또다시 애리조나 주 피닉스의 스카이하버 국제공항에서 탑승권 없이 보안검색대 통과하다 적발됐다. 또 지난 2월에는 미네소타 주 공항에서 항공기 무임탑승에 성공해 플로리다 주 잭슨빌까지 가서 공항 인근 호텔에 다른 사람 이름으로 투숙했다가 사기 및 무단침입 혐의로 기소됐다.
cbs방송은 “하트먼이 10여 년 전까지 시카고에 거주했으나 현재는 떠돌이 노숙자 신세”라고 전했다.
국선 변호인은 하트먼의 정신 건강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트먼은 지난해 로스앤젤레스 공항에서 체포된 후 취재진에게 “공항을 좋아한다”며 “노숙자들에게 공항은 길거리보다 훨씬 더 안전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트먼은 현재 보석 조건 위반과 무단 침입 등의 혐의로 기소돼 시카고 쿡가운티 교도소에 수감돼 있으며 7일 열리는 법원 심리에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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