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재집권에 성공하면서 복지지출 삭감, 증세 없이 재정적자 축소 등 기존보다 한층 강화된 영국 정부의 ‘허리띠 졸라매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보수당은 이번 총선 공약으로 “집권 이후 5년째 이어진 재정긴축 기조를 앞으로 3년간 더 유지하겠다”며 “18년 만에 영국 재정을 흑자로 돌려놓겠다”고 밝혔다. 기존에 재정적자 축소 정책을 펼치면서 경기 회복을 이끄는 데 성공했다고 자평한 것으로 풀이된다. 재정긴축 기조가 이어지면서 복지 서비스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높아졌지만 보수당 본연의 ‘작은 정부’를 계속 밀고 나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영국의 재정적자는 실제 지표상으로 많이 줄어들었다. 보수당 정부가 2010년 집권을 시작할 때 재정적자는 1634억 파운드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11.6%에 달했다. 지난해 말 재정적자는 GDP 대비 4.3%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런데도 영국의 재정적자 비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일본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다.
보수당은 “올해 예산안에서 정부지출을 300억파운드 삭감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부부서별 지출을 130억파운드 줄이고 복지지출도 120억파운드 삭감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영국 정부지출에서 복지(29%), 보건(19%), 교육(13.4%) 등 복지 관련 지출이 60%를 웃돌고 있는 것을 겨냥한 것이다. 다만 국민건강보험(NHS)에 대해선 예외적으로 예산을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보수당은 캐머런 총리가 총선 일주일 전 “앞으로 5년간 소득세, 부가가치세, 국민보험(NI) 인상이 없을 것”이라고 선언하면서 세수 증대 없이 재정적자를 축소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게 됐다. 영국 정부수입에서 이들 3개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을 훨씬 넘는 3분의 2 수준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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