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성동조선해양, 채권단 ‘비겁한 책임회피’에 비난 확산(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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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5-12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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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조선해양 통영조선소 야드 전경[사진=성동조선해양 제공]


아주경제 채명석·양성모 기자 = 성동조선해양이 일부 채권단의 추가 자금지원에 대한 ‘부동의’ 의견으로 위기에 처했다.

특히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온 우리은행이 반대의사를 밝혔고, 무역보험공사도 등을 돌리면서 세계 9위 조선소가 졸지에 법정관리 신세에 놓일 처지가 됐다.

새로운 채권관리 시스템을 통해 경영을 장악한 채권단이 정작 회사가 어려워지자 책임을 회피하고 회사를 버리려는 태도에 대한 산업계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12일 조선업계와 금융업계에 따르면 성동조선해양의 채권단으로 각각 17.01%와 20.39%의 채권비율을 보유중인 우리은행과 무역보험공사는 추가자금 지원을 거절했다. 앞서 주채권은행인 한국수출입은행은 지난 8일 3000억원을 우선 단독 지원하되 손실이 발생할 경우 채권비율대로 손실을 부담하는 방안을 상정한 바 있다.

표면적으로 우리은행과 무역보험공사가 추가자금 지원에 대한 ‘부동의’ 의견을 내놓은 이유로 추가자금 지원은 일시적인 방편일 뿐 정상화가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금융권 및 산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자금지원이 무산된 가장 큰 이유로 캐스팅보트역할을 해왔던 우리은행이 민영화를 앞두고 추가자금 지원을 거부하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지난 11일 자금지원을 거부한 무역보험공사에 대해서도 지적이 나온다.

금융업계는 성동조선해양의 법정관리를 확실시 하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오는 15일께 법정관리 여부가 결론 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상황을 자초한 채권단이 비겁하게 책임을 회피라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이 금융기관으로 돈을 빌릴 때에는 담보를 제공해야 한다. 이 담보를 회사의 자산으로 할 때에는 ‘인적담보’, 연대보증을 선 사람의 이름을 대고 빌릴 때에는 ‘인적담보’라 칭한다. 물적·인적담보로 더 이상 돈을 빌릴 수 없을 때에는 채권단의 관리와 감독에 따라 회생절차를 받아가며 자금을 지원받는다. 즉, 채권단이 경영에 직접 개입해 담보권을 행사한다는 것으로, 공식명칭은 정해져 있지 않지만 업계에서는 이를 ‘시스템 담보’라고 말한다.

시스템 담보의 핵심은 채권단이 경영에 개입한다는 것이다. 통상 담보물을 갖고 있는 사람은 운영에 관여 안하지만 시스템 담보는 담보권자가 직접 회사를 운영한다. 채권단은 경영관리단과 별도로 회사의 빠른 회생을 위해 업계의 사정을 잘아는 전문경영인을 선임해 회사의 경영을 위임한다.

조직표 상으로는 경영의 책임은 전문경영인이 지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시스템 담보 체제에서 책은 담보물 운영자인 채권자가 져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채권단은 자신이 선임한 전문경영인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이들을 1년도 안돼 갈아치우는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상선가격은 100% 시장에서 정해지는 데 상선 가격을 저가수주 때문에 회사가 어려워졌다며 탓을 돌리는 게 채권단이다. 협력업체 선정도 정해준 데로 안했다고 직원들 앞에서 사장 멱살을 잡는 경우도 있다. 업계에서는 ‘선무당(채권단)이 칼춤 춰서 우리만 죽는다’는 말이 돌고 있다. 열심히 일 만해온 종사자들은 누가 잘못했는지도 모르고 눈물을 흘리며 떠나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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