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좋아질수록 금리 인상에 대비해 자금들이 채권에서 발을 빼기 시작한다. 경기가 좋아지면 건전한 인플레이션이 생기고 시장금리 또한 같이 상승한다. 금리와 역의 관계에 있는 채권 가격은 하락을 하게 되고 인플레이션 속도를 조절하기 위한 금리 인상이 가까워 지면 매매차익을 노리는 채권투자자들에게 채권은 더 이상 매력적인 투자가 아니다.
경기회복이 서서히 진행되고 있다는 한국은행의 스탠스로 인해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꺾이자 국내 채권형펀드에서도 자금유출이 일어나고 있다. 채권형펀드를 이용해 은행의 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올리던 보수적인 성향의 투자자들에게도 포트폴리오를 조정해야 하는 시기가 다가온 것이다.
그렇다면 경기회복에 발맞춰 주식형을 선택해야 하는가 아니면 성향대로 채권형을 고집해야 하는가? 주식형펀드를 선택하자니 불안감에 잠 못 이룰 것 같고 채권형펀드를 고수하자니 손실이 우려된다. 그렇다고 개인투자자가 듀레이션이 짧은 채권으로 만기마다 높은 금리의 채권을 편입하기란 쉽지 않다.
짬짜면처럼 주식과 채권이 섞여있는 펀드를 혼합형펀드라고 한다. 혼합형 펀드 중 주식비중이 50% 이하인 것을 채권혼합형펀드라고 하는데, 안정적인 성향의 투자자는 이 채권혼합형펀드를 활용하면 좋다. 현재 운용되고 있는 채권혼합형펀드의 주식편입비율은 20~30% 정도이고 최근 1년 수익률이 10%대를 기록하고 있다. 은행에 맡기면 5~6년 걸려야 받을 수 있는 이자를 1년 만에 챙길 수 있는 셈이다.
물론 20~30%대의 주식편입비율로 이처럼 좋은 수익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그동안 금리하락으로 인한 채권 가격 상승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채권 부분의 기대 수익률을 낮춰 잡아도 5~7%대의 안정적인 수익은 기대할 수 있다. 또 채권운용을 잘 하는 운용사라면 듀레이션이 짧은 채권으로 만기보유전략을 펼치며 채권수익을 방어할 수 있다. 여기에 주식 종목선택까지 잘 하는 운용사라면 10%대 수익도 충분히 가능하다.
단순히 주식과 채권뿐만 아니라 옵션을 이용한 커버드 콜 전략으로 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펀드도 관심을 가져볼 만 하다. 최근 혼합형펀드로 유입되는 스마트 머니의 움직임은 주식시장의 불안감 때문이 아니라 1%대 예금의 불안감을 느낀 자금의 머니무브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