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재호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 “내 젊음을 여러분들과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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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5-28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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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8일 거제 옥포 조선소에서 이임식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대우조선해양을 이끌었던 고재호 전 사장(사진)이 28일 오후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이임식을 끝으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날 이임사에서 고 사장은 지난달 1일 주주총회 직후 임직원들에게 보내는 담화문에서 거론한 ‘주인론’을 다시 한 번 꺼넸다. 이날 고 전 사장의 이임식은 사측의 전관예우 차원에서 열게 된 것으로 큰 행사 없이 조용히 치러진 것으로 전해졌다.

고 전 사장은 이임사에서 “영광스럽지만 동시에 그 영광보다 더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야 하는 자리에 오른 것이 3년 전”이라며 “지난 3년 간은 아마도 세계 조선해양산업에 있어서 가장 어려웠던 시기 중의 하나가 아니었나 싶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이어 “지난 3년 회사는 제작중심이었던 사업구조를 탈피하고자 R&D 및 엔지니어링(Engineering) 역량을 향상시키는데 많은 힘을 기울여 왔다. 돌이켜 보면 참으로 숨가쁘게 달려 온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고 사장은 쇄빙 LNG선 15척을 포함 모두 35척의 LNG선을 수주하며 이 분야의 절대강자의 입지를 증명한데 대해 임직원들이 모두 힘을 합침으로써 가능했다고 공을 돌렸다.

이날 고 사장은 이임사를 통해 후배들을 향한 당부의 말도 아끼지 않은 가운데 이임사에서 주인론을 다시 언급해 눈길을 모았다.

고 사장은 “임직원이 회사의 주인이라면 권리에 상응하는 책임까지 기꺼이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가 가장 중요시 여기는 것이 고용안정이라면 이는 회사의 영속성을 전제로 가능할 것”이라며 “회사의 각 조직은 물론 구성원 각자가 의사결정과 행동을 함에 있어서 회사의 영속성이 준거가 될 수 있도록 많은 고민과 성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달 1일 담화문에서 언급했던 구성원들이 회사 존속가능성을 너무 당연시 여기는 ‘막연한 낙관주의’에 대해 경계심을 가져줄 것을 재차 당부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고 사장은 “해양플랜트 시장에서 저유가 시대가 제공하는 ‘기회의 창’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전했다. 고 사장은 저유가 상황은 오일메이저들이 대대적인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고, 이를 통해 선진국 엔지니어링 회사와 주요 장비 제조업체들의 과점적 시장지배력에 지각변동이 불가피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그는 “우리가 겪고 있는 뼈아픈 시행 착오와 실패 경험 또한 역설적으로 생각하면 남들이 갖지 못 한 큰 자산이 될 수 있다”면서 “저유가로 인해 새롭게 짜지는 판은 우리에게 다시 없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새로 취임한 정성립 사장에 대해서도 고 사장은 “누구보다도 대우조선해양을 잘 아시고, 사랑하며 또한 대한민국 조선해양업계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탁월하신 분”이라며 “정성립 사장님의 경륜과 구성원들의 노력 및 헌신 그리고 신뢰와 열정이 더해진다면 어떤 난관이 있더라도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고 사장은 “사장의 자리를 뒤로하고 또 제 인생의 2막을 찾아 다른 노력을 기울이게 될 것이다. 다시 한번 지난 재임기간 동안 보여주신 여러분의 뜨거운 관심과 따뜻한 애정, 고마운 협조에 감사드린다”며 “지난 35년을, 특히 내 젊음을 여러분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많이 행복했다”고 말하며 이임사를 끝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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