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초유의 뇌물 스캔들에도 불구하고 제프 블래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5선에 성공하자 곳곳에서 '자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FIFA의 주요 후원사인 미국 코카콜라를 비롯해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 미 상원의원은 물론 '포르투갈 축구전설' 루이스 피구까지 블래터 연임에 우려를 드러냈다고 AFP 통신 등 외신이 29일(현지시간) 전했다.
코카콜라사는 성명을 통해 "FIFA는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기 위한 기회를 반드시 잡아야한다"면서 "FIFA에 제기된 모든 의혹에 발빠르고 투명하게, 단호히 대처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블래터가 아닌 알리 빈 알 후세인 요르단 왕자를 지지했던 미셸 플라티니 UEFA 회장은 이날 총회에서 "FIFA가 신뢰를 되찾으려면 변화가 필요하다"면서 " UEFA가 FIFA의 변화를 지지했다는 점이 자랑스럽고 비록 사퇴를 했지만 존경할만한 선거운동을 펼친 알리왕자와 그를 지지한 각국 축구협회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이날 선거에서 알리 왕자가 돌연 사퇴를 선언하면서 블래터 회장의 연임이 결정된 바 있다.
찰스 슈머 민주당 미국 연방 상원의원은 블래터 회장에 "마이클 가르시아 전 FIFA 윤리위원회 수석 조사관이 작성했던 비리의혹 내부 조사내용을 모두 공개해라"라고 강하게 요구하며 "만약 블래터 회장이 손을 대지 않은 원본 그대로의 보고서를 공개하지 않는다면 마땅히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포르투갈을 대표하는 축구선수 루이스 피구는 30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오늘 취리히는 어둡다"며 "FIFA와 축구, 또 이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모든 것을 잃은 것"이라며 블래터 연임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피구는 "블래터 회장이 조금이라도 축구를 생각했다면 연임을 할 생각조차 말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7일 FIFA 현직 임원 7명이 뇌물혐의로 경찰에 체포됐으며 스위스 검찰은 FIFA 본부를 압수 수색했다. 2018년과 2022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과정에 불법행위가 있었다는 판단 때문이다. 하지만 '비리의 핵'으로 지목된 블래터 회장이 제65회 FIFA 총회에서 5선에 성공하면서 논란이 재차 가열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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