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유승민 사퇴해라”…국회법 개정안에 與 내홍 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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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6-02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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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물국회에 이어 식물정부 야기, 원내대표 책임져야”...유승민 ‘침묵’ 김무성 ‘진땀’

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유승민 사퇴해라” “당 지도부 순진했다”

국회법 개정안 논란으로 인해 여권의 내부 갈등이 또 다시 화산처럼 분출했다.

당내 친박(親박근혜)계는 2일 정부의 행정입법권 침해 논란을 야기한 ‘국회법 개정안’ 처리를 주도한 유승민 원내대표의 사퇴까지 거론하며 책임론을 강하게 제기하고 나섰다.

지난 4월 임시국회에서 공무원연금법 개정안 미처리 당시 비박 대 친박 갈등 양상이 오래 가지 않은 반면 이번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대통령 거부권까지 거론되고 있어 당내 갈등을 조기진화하지 못하면 여권내 상흔은 제법 오래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당내 친박(親박근혜)계는 2일 정부의 행정입법권 침해 논란을 야기한 ‘국회법 개정안’ 처리를 주도한 유승민 원내대표의 사퇴까지 거론하며 책임론을 강하게 제기하고 나섰다. 사진은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의 대화 모습.[남궁진웅 timeid@]


이에 당사자인 유 원내대표는 시종일관 침묵을 유지하고 있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앞장서 당청·당내 갈등 봉합에 나섰지만 당내 반발 기류를 진화하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친박계 의원 좌장인 서청원 최고위원은 이날 YTN라디오에 출연해 “당에서 순진한 협상을 했다”며 유승민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공무원연금법이 느려지더라도 끝가지 반대하지 못한 저의 책임이 있지만 앞으로 국회 운영이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서 최고위원은 “지도부의 협상이 밀려도 너무 밀렸다는 (의원들의) 인식이 확산되었기 때문에 오늘부터 당내 양상이 바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해 향후 당내 갈등이 심화될 것을 시사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국회법 개정안의 위헌성을 지적하는 동시에 지도부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친박계 의원을 중심으로 커지고 있음을 강조한 발언이란 분석이다.

실제 친박계 의원들이 주축이 된 ‘국가경쟁력강화포럼’ 도 이날 오전 국회법 개정안 관련 긴급토론회를 열어 당 원내지도부를 거세게 비판했다.

김용남, 김진태, 김태흠, 이장우 의원 등 친박계 중심의 27명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토론회에는 제정부 법제처장이 강연자로 참석, 국회법 개정안에 담긴 행정입법에 대한 국회의 강화된 수정권한이 강제성과 위헌성을 띤다는 취지로 발표했다.

참석 의원들은 제 처장에게 국회법 개정안의 문제점을 질문하는 방식으로, 행정입법에 대한 국회 수정·변경권한의 강제성 문제를 집중 제기했다.

특히 포럼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들은 당 원내지도부에 대한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다. 일부 의원들은 유승민 원내대표의 사퇴까지 거론하며 강도 높은 책임론을 제기했다.

김태흠 의원은 “지난 5월 1일 (운영위원회의에서) 위헌 시비가 있었음에도 이런 내용을 당 소속 국회의원들에게 알려주지 않고 졸속으로 합의해준 부분에 대해 원내대표 입장에서 문제가 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사견이지만 이 문제를 푸는 데 있어, 유승민 원내대표가 이런 논란을 초래한 부분과 졸속 합의해준 부분에 대해 반드시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유 원내대표에게 사퇴를 포함해, 책임지는 자세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장우 의원도 “식물국회에 이어 식물정부를 야기한 우리 당의 원내대표는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그동안 협상력과 정무적 판단, 이런 부분에서 상당히 미스해왔고 당·정·청 갈등의 실질적인 중심에 서 있었기 때문에 정부가 혼란스럽고 국회가 혼란에 빠진 것에 대해 유 원내대표에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포럼 간사인 윤상현 의원은 이날 토론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대통령 정무특보를 겸하고 있는 만큼 당청 갈등 등 정치적 오해를 불러일으킬 것을 우려해 불참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장우 의원도 “식물국회에 이어 식물정부를 야기한 우리 당의 원내대표는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사진제공=새누리당]


이 같은 친박계의 사퇴 압박에 직면하게 된 유 원내대표는 일단 관련 언급을 최대한 자제하며 몸을 낮췄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그 문제(국회법 개정안 논란)에 대해선 나중에 제 입장을 밝힐 때가 올 것”이라며 “그때 가서 한꺼번에 말하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그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도 국회법 개정안과 관련해선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당 투톱인 김무성 대표는 일단 이번 국회법 개정안 논란이 당·청 충돌 및 당내 갈등으로 양상으로 비춰지는 것을 경계하며 사태 봉합에 힘쓰겠다는 입장이다.

김 대표는 이날 이례적으로 원내대책회의장을 찾아 유 원내대표 등과 현안을 논의한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끼리 싸울 이유가 없다”면서 “이 문제는 당내 갈등이나 당청간 갈등으로 가서는 안되는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특히 “(본회의 처리에 앞서) 이 문제에 대해 의원총회에서 모든 정보를 공개했고,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내용을 갖고 다 상의한 결과”라면서 “특수한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당은 강제성이 없다는 전제하에 이 일을 진행시킨 것이고, 야당은 강제성이 있다는 전제하에 이 일이 진행된 것”이라면서 “강제성이 있다는 결론이 나오면 위헌 소지가 있는 것인데, 그 판결을 어떻게 받느냐 하는 것을 연구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유 원내대표를 향한 당내 일각의 책임론에 대해서도 “지금 그럴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사퇴 요구에 거부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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