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2일 금융지주 임원들에게 "수수료가 상당부분 금융사 자율에 맡겨져 있지만 금융당국의 규제를 탓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임 위원장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개최된 금융지주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현장 간담회에서 수수료 관련 규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예정된 순서에 따라 금융지주 임원들의 의견을 청취한 뒤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제시하던 임 위원장은 "수수료 자율성이 제고돼야 한다"는 건의에 수수료와 규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드러냈다.
임 위원장은 지난 3월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수수료, 금리, 배당 등의 자율성 원칙을 보장하겠다는 기본정신을 유지하겠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금융사가 공정하고 합리적인 결정과정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소비자들의 동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그는 이날 현장 간담회에서 "은행 수수료의 25%는 과거에 금융당국이 낮춰줬으면 좋겠다고 밝혔거나 지시했던 게 지금까지 유효하게 작용하고 있는 비중"이라며 "나머지는 대게 타 은행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스스로 안 받고 있거나 깎아주고 있는 수수료"라고 말했다.
이어 "마치 금융당국의 규제 때문에 은행이 (수수료)수익을 올리지 못한다고 이야기 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토로했다.
그는 금융지주 임원들을 대상으로 "75%에 해당하는 수수료에 대한 비용효과를 분석해봤는가? VIP 고객에 대한 완전 면제 등으로 수수료 부담은 얼마나 되는지 따져봤는가?"라며 "금융당국 입장에서 일부 규제가 모든 것으로 평가되거나 정의돼서 움직이는 것은 억울한 일"이라고 성토했다.
임 위원장의 쓴소리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정부가 지난 2010년 외환수입수수료를 인상하지 못하도록 한 적이 있었는데 지금은 다 폐지됐다"며 "외환수입수수료는 은행 수수료 수익 중 15%를 차지하는데 이에 대한 적정비용을 받기 위해 분석해서 받고 있는가? (상황이 이런데) 당국의 규제로 받지 못하고 있다고 이야기 하는 것은 잘못된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임 위원장은 수수료 자율성 원칙을 보장하겠다는 기존입장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는 "현재 규제하고 있는 수수료를 줄일 것"이라며 "수수료를 낮게 유지할 것인지, 비용에 맞춰 적정하게 받겠다고 할 것인지는 은행에서 전략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가 유리하고 좋은 조건의 수수료를 제공하는 금융기관을 선택하게 하는 일은 정보 비대칭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며 "수수료를 공시하고 기업과 고객들에게 정보가 전달되게 하는 것이 금융당국으로서 해야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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