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내부거래 매출처 역할을 해준 우리은행에 비해 농협은행이 주는 일감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 컸다. 아직 농협그룹에 안긴 지 채 1년이 안 된 가운데 다시 계열사를 통한 시너지를 회복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공정거래법상 대기업집단에 속한 상장 증권사 9곳이 계열사를 통해 올린 영업수익(매출)은 2013년 987억원에서 이듬해 1094억원으로 107억원(10.84%) 증가했다.
미래에셋증권이 계열사를 상대로 한 법인영업 실적을 갑자기 늘린 영향이 컸다. 이 회사가 계열사에서 올린 매출은 같은 기간 16억원에서 147억원으로 131억원(818.75%) 늘어 증가액 1위를 기록했다.
반면 우리투자증권 후신인 NH투자증권은 2014년 8월 우리금융지주에서 농협그룹으로 계열편입됐고, 계열사를 통해 거둔 매출이 2013년 451억원에서 이듬해 288억원으로 163억원(-36.14%) 줄었다. 모든 증권사 가운데 가장 큰 감소액이다.
NH투자증권은 2013년 우리금융지주 계열사 가운데 우리은행 1곳에서만 이자수익, 기타수익을 합쳐 215억원에 달하는 수익을 냈다. 이에 비해 우리은행은 이듬해 NH투자증권에 절반 가량 줄어든 118억원어치 일감만 줬다.
2013년만 해도 1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려준 우리금융지주 계열사인 경남은행(79억원) 및 광주은행(40억원), 우리파이낸셜(1억원), 중국우리은행(2200만원) 4곳은 이듬해 거래를 아예 끊었다.
새 계열사가 된 농협은행은 우리금융지주 계열사에서 줄인 내부거래 매출을 상쇄해주는 데 역부족이었다. NH투자증권이 2014년 농협은행을 통해 얻은 수익은 이자수익, 기타수익, 수수료수익을 합쳐 68억원에 그쳤다.
NH투자증권이 농협그룹에 들어간 지 아직 1년이 되지 않아 앞으로 계열사를 상대로 한 법인영업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단지 거래관계를 통한 파트너십이고, 시너지 차원일 뿐 다른 은행과도 거래를 하고 있다"며 "우리은행과 농협은행을 통한 매출을 단순비교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는 농협그룹 계열사를 통한 시너지가 더욱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NH투자증권 외에 재벌 계열 증권사 가운데 한화투자증권, 동부증권 2곳도 2014년 계열사를 통해 올린 매출이 전년에 비해 각각 6억원, 18억원 감소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