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는 단기적으로 코스피가 2050~2140선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코스피는 5일까지 한 주 동안 지속적인 외국인 매수세에도 불구하고 엔저와 그리스 위기, 메르스를 비롯한 잇단 대내외 악재에 발목을 잡혔다. 이 기간 코스피는 1.63% 하락한 채 2068.10까지 밀렸다.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6876억원, 1227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으나, 기관은 8024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그리스 파산 위기는 부채 상환기일이 늦춰지면서 한숨을 돌렸다. 당장 국제통화기금(IMF) 채무기한이 오는 30일로 늦춰졌다. 그러나 상환일이 연기됐다는 것은 그만큼 상황이 절박한 것으로 불확실성이 여전하다. 전반적인 유로존 경기 흐름은 괜찮은 편이다. 4월 유로존 실업률은 3년 만에 최저치인 11.1%까지 하락했다. 5월 물가도 6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유럽중앙은행(ECB)이 긴급 유동성 자금을 5억 유로 증액해 당장 위기가 일어날 가능성도 줄었다.
김영환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이 합의에 이를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추가적인 지수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사스나 신종플루 사례를 비춰볼 때 메르스는 앞으로 3~4주 더 시장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사스가 발병했을 때 코스피는 약 24% 하락했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메르스 확산 속도와 범위를 예상하기는 어렵지만 정점을 지나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며 "이미 소비위축 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정점을 통과하는 구간까지 시장반응은 예민해질 수 있다"고 전했다.
기대할 수 있는 이벤트는 기준금리 인하다. 물론 한국은행이 최근 3차례 금리를 인하했기 때문에 오는 11일에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올해 3월 기준금리를 사상 처음 1%대로 떨어뜨린 이후 2개월째 금리가 동결됐다. 그러나 갑작스런 변수로 작용한 메르스로 시장에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선제적인 조치를 취할 것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메르스 변수가 소비시장을 짓누르고 수출은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다"며 "이달일지, 다음달이 될지는 모르지만 금통위가 금리를 더 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미국과 중국 경제지표도 관심사다. 이번주 미국이 5월 고용·소매판매·물가지표를, 중국은 물가·수출입· 생산·소비지수를 연이어 발표한다. 9일에는 중국 상하이증시에 대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MSCI) 신흥시장지수 편입 여부도 결정된다. 편입 여부에 따라 자금이 중국 시장으로 쏠릴 수 있다. 16일에는 미 연방준비위원회(FOMC) 회의가 예정돼 있어 변동성이 확대될 공산이 크다. 앞서 재닛 옐런 미 연준 의장은 연내 금리 인상을 예고하는 발언을 해 달러화 강세와 엔저를 부추겼다.
김성환 연구원은 "미국 경기지표가 개선된다면 금리 인상론에 힘이 실리면서 엔·달러 환율 상승 압력이 가중될 수 있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