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메르스 대응수위 '심각' 격상…“한국 여행 자제 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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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6-09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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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오융원 홍콩 식품위생국 국장이 8일 현지 기자회견에서 메르스 대응수위를 기존의 '경계'에서 '엄중'으로 격상한다고 밝혔다. [사진=신화사]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우리나라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메르스) 사태가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홍콩 당국도 한국 여행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는 등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홍콩 식품위생국 가오융원(高永文) 국장은 8일 기자회견에서 “홍콩의 메르스 대응 수위를 기존의 ‘경계’에서 ‘엄중(심각)’으로 격상한다”고 밝혔다. 홍콩 위생서도 여행건강 조언을 발표해 시민들에게 불필요한 한국 여행을 피하라고 당부했다고 중국 신화통신이 8일 보도했다.

‘엄중’은 홍콩 방역대응 수위 3단계(경계, 엄중, 긴급) 중 두 번째 단계에 해당하는 것으로 심각한 수준을 의미한다. 홍콩 정부가 지역 내 확진환자가 발생하지 않은 상황에서 방역 대응 수위를 엄중으로 공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홍콩 명보(明報)는 9일 전했다. 

가오 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메르스가 한국 지역사회로 확산됐다는 확실한 증거도 없을 뿐만 아니라 메르스가 인간 대 인간으로 전염된다는 연구결과도 없다”며 “하지만 한국 내 메르스 3차 감염자가 나날이 늘어나고 대다수 도시와 지역으로 퍼진데다가 홍콩과 한국간 교류가 빈번한 상황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위생방호중심 량팅슝(梁挺雄) 총감도 “한국에서 발표된 메르스 확진한자 87명 중 60% 이상이 3차 감염자”라며 “이는 바이러스 확산 리스크가 나날이 늘어나면서 지역 사회 감염 위험성도 커졌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홍콩당국은 9일부터 △ 병동 내 마스크 착용 △격리환자 방문 사절(응급실 방문시간은 4시간에서 2시간으로 제한, 방문자 한 번에 2명 이내, 일반 병동 방문시간 4시간 이내 제한) △ 병원 내 마스크, 안면보호대, 방호복 구비 점검 △ 메르스 환자 접촉자 추적검사 △ 환자 거주한 빌딩 소독 △캠프 격리 전담 소조 설립 등 조치를 시행한다.

홍콩 정부가 한국 여행 자제령을 내리면서 일반 시민들의 한국 관광은 물론 학술교류 단체의 방한 일정도 잇따라 취소되고 있다고 명보는 전했다.  

이미 학술 교류 목적으로 한국에 머물고 있던 홍콩대, 중문대, 침회대 출신의 80여명의 홍콩 학생들도 잇달아 귀국할 예정이다. 홍콩침회대 부속 중학교 측은 이번달 말로 예정됐던  140여명의 학생 교사들의 한국 방문 활동을 취소하고 대만 타이베이로 방문지를 변경했다.  홍콩대 의대에서도 서울에서 실습 과정 중이던 5명 의과생을 귀국 조치시키고 있다.

한편 앞서 말레이시아 베트남 당국이 한국 여행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고 필리핀도 한국에 거주하는 자국민에게 감염 예방책을 배포하는 등 메르스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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