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김지나 기자 =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반대의사를 밝혔던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의 자사주 매각에 대해 11일 가처분 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앞서 삼성물산은 이날 주식시장 개장 전 자기주식 899만557주(5.76%) 전량을 주당 7만5000원에 제일모직의 제휴사인 KCC에 매각했다. 이에 따라 KCC는 삼성물산 주식 931만557주를 보유하게 됐으며 5.79%의 지분을 확보하게 됐다.
이에 엘리엇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불법적인 합병과 관련해 절박한 상황에 처한 삼성물산과 이사진 및 관계자들의 우호지분 확보를 위한 불법적인 시도"라고 주장했다. 약 7조8500억원이 넘는 삼성물산의 순자산을 삼성물산 주주들로부터 제일모직 주주에게 아무런 보상 없이 우회 이전하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엘리엇은 현재 삼성물산 지분 7.12%를 보유한 3대 주주로, 지난 4일 "합병안이 공정치 않다"며 합병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후 9일에는 서울중앙지법에 삼성물산과 이사진에 대해 주주총회 결의금지 등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현재 소액주주들이 엘리엇에 연대 의사를 밝히며 보유주식 권리를 위임하고 있다.
엘리엇은 "삼성물산의 자사주가 합병결의안건에 의결권 행사가 가능한 주식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삼성물산과 이사진 및 KCC를 상대로 긴급히 가처분 소송제기를 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는 삼성물산 주주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반면 삼성물산은 이사회의 자사주 매각 결의에 대해 "회사와 주주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적법하고 정당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삼성물산 측은 자사주 매각이 △합병 목적(사업 다각화 및 시너지 제고) 달성 △해외 헤지펀드의 공격으로부터 회사 및 주주의 이익 보호 △대규모 유동성 확보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 등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합병 안건 결의가 예정돼 있는 임시주주총회는 오는 7월 17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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