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주인 못찾는 장애인문화예술센터 진짜 주인은 문 밖에서 발만 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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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6-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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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귀희 솟대문학 대표, 한국장애예술인협회장

[방귀희 회장]

 예정대로 라면 국내 최초로 서울 동숭동에 있는 장애인문화예술센터(이하 센터)가 지금쯤 장애예술인들로 북적거려야 하는데 무슨 일인지 센터가 텅 비어있다. 센터는 구 예총회관에 장애인편의시설 등을 설치하는 리모델링을 한 후 개관하는 것으로 당초 계획에 따르면 올 장애인의 달인 4월 준공으로 되어있었지만 현재 7월말로 준공을 연기하고 개관일을 9월로 미루고 있다.

 아직 공사가 마무리지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미 공사는 완벽하게 마친 상태이다. 센터 관리 용역업체 사람들은 ‘지금 당장 들어올 수 있는데, 왜 비워두는지 모르겠다고’ 머리를 갸웃거렸다. 센터를 비워두어도 전기세, 수도세, 청소용역비 등 관리비용은 지출이 되고 있고 보면 이것이야말로 심각한 국고 낭비 사례이다.

 센터 건립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것은 2012년으로 2013년 예산 확보에 실패하였고 2014년 정부 예산에 센터 예산이 빠져 위기를 맞이했지만 장애인문화예술계에서 힘을 모아 국회의원들에게 장애인문화예술센터의 필요성을 역설한 끝에 2014년도 새해 예산안이 극적으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어 마침내 국내 최초의 센터가 건립되는 종잣돈이 마련되게 되었다. 그 순간은 1만 장애예술인들의 염원이 이루어지는 역사적인 시간이었다. 2014년도 새해예산에 장애인문화예술센터 건립을 위한 리모델링 비용 53억원이 포함되었기 때문이다.

 센터 개관이 늦어져 가장 손해를 보는 사람은 다름 아닌 센터 건립 이유가 된 장애예술인들이다. 휠체어 무용가 김용우 씨는 ‘센터가 4월에 개관된다고 하여 공연 장소를 센터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개관이 언제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라서 불안하다’고 하며 ‘다른 장소를 알아보니 이미 대관이 끝난 상황이라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지원사업으로 진행되는 공연인데 사업 수행이 난관에 부딪혔다’고 한숨을 지었다. 전시회 준비를 하는 장애미술인들은 그 수가 더 많기 때문에 관련 단체인 한국장애인미술협회(김충현 회장)에 문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고 한다.

 왜 센터가 개관을 못하고 있는지 그 속사정을 알아보니 다름 아닌 센터장 선임에 문제가 발생하였기 때문이다. 장애인문화예술의 전문성과 센터 공헌도, 30년 현장 경험 등을 두루 갖추고 있어 누가 봐도 센터장감으로 생각했던 사람을 무슨 이유에서인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거부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관이 다른 후보를 센터장 1순위로 정해 청와대에 보고한 상태인데 그 후보를 전국특수학교학부모협의회(회장 김남연)에서 반대를 하고 나선 것이다.

 센터는 문화융성을 국정기조로 하는 박근혜정부의 장애인을 위한 가장 큰 업적으로 센터 개관은 450만 장애인들에게 박수를 받을 일이었지만 문화부 장관의 납득할 수 없는 인사 스타일 때문에 장애인문화예술마저 청와대 낙하산이며 긴 인사 공백이란 고질병을 되풀이한다는 오명을 면하기 어렵게 되었다.

장애인문화예술계에서는 ‘정부에서 만들지 못한 센터 예산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국회에 출근하다시 하며 만들어놓았더니 센터장 선정을 놓고 정부가 쉬쉬하다 문제를 이렇게 크게 키워놓았다’고 성토하고 있다. 더 이상 센터 개관을 연기하면 잔치상을 차려놓고 음식을 못먹게 하는 조롱 밖에 되지 않는다. 정부의 비상식적인 태도 때문에 공약을 지킨 대통령의 좋은 뜻이 희석되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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