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중국 최고경영자(CEO)들이 기업 경영 대신 주식 투자를 통해 수익 창출에 나서고 있다. 먹구름이 드리워진 있는 중국 경제 속에서도 연일 붉은빛 활황세를 이어가고 있는 증권 시장은 부진의 늪에 빠진 기업인들의 새로운 탈출구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국가통계국(NBS)을 인용, 지난 4월 제조업체 총수익은 전년대비 2.6% 증가했으며, 전체 수익의 97%는 주식 투자를 통해 거둬들였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주식 투자 수익을 제외할 경우 제조업체의 수익은 0.09% 증가에 그친다. 또 지난해 상장기업들이 보유한 주식과 채권, 여타 증권의 규모는 9460억 위안으로 전년대비 60%가 늘어났다.
WSJ는 올해 초 경기 둔화에 자신이 운영하던 조명 장비 및 배선 제작 공장 문을 닫고 100명 가량의 직원을 해고한 둥쥔(50세)씨의 사례를 소개했다.
둥쥔 씨는 중국 동부 옌청(鹽城)시에 위치한 자신의 공장에 거의 매일 출근을 했지만 주식 거래에 시간을 보낸다고 밝혔다. 그는 "요즘 제조업은 가장 힘든 사업"이라면서 "주식시장에서 돈을 좀 번 뒤에 나중에 경제가 더 나아졌을 때 그 수익으로 제조 사업을 다시 시작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내수 둔화와 과잉 설비, 높은 차입 비용 등 경기둔화에 따른 악재가 이어지자 기업인들은 매력적인 수익원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 증권 시장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정책담당자들은 많은 기업인들이 증시 투자에 관심을 보이면서 주식시장이 투기장으로 전락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감을 드러내고 있다.
UOB-케이히안의 주 차오핑 이코노미스트는 "경제 펀더멘털이 현재 주가 상승세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어 주식시장은 중국 경제에 커다란 위험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일부 기업인들은 대출까지 하면서 주식 투자에 나서고 있어 더욱 우려된다. 이와 관련해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는 지난 12일 주식담보대출 거래 감독을 더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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