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김한 JB금융그룹 회장은 원조 '융합형' 금융인이다. 자산운용, 증권, 보험, 은행 등 다방면을 두루 섭렵한 경력이 이를 뒷받침한다.
김 회장은 공대를 나와 삼일회계법인과 미국 GM본사, 동부그룹 미국 현지법인 등을 거쳐 국제본부장으로 금융인의 길을 걷기 시작해 메리츠증권 부회장, 전북은행장을 역임했다. 2013년 7월 JB지주금융회장에 올랐고 지난해부터는 광주은행장을 겸하고 있다.
다양한 경험은 김 회장의 밑천이 됐다. 전북은행장으로 처음 부임한 뒤 진행한 일은 페이퍼리스(Paperless)시스템 도입이다. 김 회장은 "직원들이 회의자료나 보고서 준비를 위해 야근하거나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했고 이에 결재시스템을 전산화했다"고 말했다.
직원들의 마인드 변화를 이끈 것도 보람있는 일로 꼽았다. 김 회장은 "수도권 진출을 확대하면서 직원들과 지역사회의 우려가 컸던 게 사실"이라며 "이를 타개하기 위해 직원들과 대화시간을 늘렸고, 진심을 담아 (나의)철학에 공감토록 했다"고 회상했다.
진심은 통했다. 직원 4명 미만, 크기 40평 이하 미니점포를 활용해 점차 수도권 진출망을 늘려나갔다. 여기에서 아낀 인건비 및 임대비로 다이렉트 상품에 우대금리를 내걸었고, 젊은층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탄 결과 1조원의 실적을 냈다.
2013년에는 JB금융지주로 전환했고 명실상부한 금융그룹으로서의 입지를 다지는데 주력했다. 과감하게 M&A시장에 뛰어들어 품은 것이 JB우리캐피탈, 광주은행, JB자산운용이다. 현재 총 40조원의 중견금융그룹사로 자리잡기까지 김 회장의 추진력이 큰 역할을 했다는 게 금융권의 평가다.
이같은 도전은 젊은 시절의 경험에서 비롯됐다. 김 회장은 30대 후반 시절 암벽 등반을 즐기다 낙하사고를 겪었다. 이후 김 회장이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추진력을 갖게 됐다는 건 유명한 일화다. 김 회장은 "동네를 걸으며 사색하는 즐거움도 좋지만 언젠가는 에베레스트 등반에 도전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이 바라는 인재상 역시 그의 발자취와 닮아 있다. 김 회장은 "일은 누구나 잘 할 수 있으니 청년들이 자신감과 추진력을 가졌으면 좋겠다"며 "자신만의 창조성을 금융에 접목시킬수 있는 '창조적인 청년'이 JB금융의 인재상"이라고 강조했다.
창조적인 청년이 되기 위한 방법으로는 독서를 제시했다. 인문학적 소양을 쌓으라는 것이다. 금융업은 사람에 대한 신뢰와 관계에 따라 영업력이 좌우된다는 판단에서다. 김 회장은 "문학, 역사, 철학 등 독서를 통해 다양한 인문학적 소양을 쌓아 성품을 닦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954년 서울 출생 △1972년 경기고 졸업 △1977년 서울대 기계공학과 졸업 △1982년 예일대 경영대학원 석사 △1979년 삼일회계법인 입사 △1984년 동부그룹 미국 현지법인 사장 △1998년 금융감독위원회 기업구조조정위원 △2004년 메리츠증권 부회장 △2008년 KB금융지주 사외이사 △2010년 전북은행장 △2013 JB금융지주 회장 겸 전북은행장 △2014 JB금융지주 회장 겸 광주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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