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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최초의 융합형 기술명장은 누구일까?…한국폴리텍대학 남인천캠퍼스 학장 강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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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6-22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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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헤파이스토스는 기술·대장장이·장인·공예가·조각가·금속·야금·불의 신이다.

제우스와 헤라의 맏아들로 다리 불구에 못생긴 얼굴을 가졌지만, 다른 신들과 다르게 자력(自力)으로 성장한 노력형 신이다.

헤파이스토스는 손재주를 이용하여 신들에게 화려한 장비들을 만들어 주었다. 이 장비들은 헤파이스토스가 심혈을 기울인 금속 세공 기술 최고의 걸작품이다.

한국폴리텍대학 남인천캠퍼스 학장 강희상[사진제공=한국폴리텍대학 남인천캠퍼스]



헤르메스의 날개 달린 모자와 샌들, 아이기스 흉갑, 아프로디테의 허리띠, 아가멤논의 지휘봉, 아킬레우스의 갑옷, 헤라클레스의 청동 딱따기, 헬리오스의 전차, 펠롭스의 어깨, 에로스의 활과 화살, 제우스의 번개 등이다.

헤파이스토스는 신들이 인간에게 선물로 준 최초의 여자 판도라와 그녀의 항아리를 제작하기도 하였다.

실제로 아테네의 아고라에는 헤파이스토스 신전이 있다. 발굴 당시 대장장이에 관련된 물건들이 다수 발견되었다고 한다.

인간에게 불을 전한 프로메테우스가 불을 훔친 곳이 다름 아닌 헤파이스토스의 대장간이라고 한다.

윤동주의 ‘간’이라는 시를 보면 프로메테우스는 불 도적한 죄로 목에 맷돌을 달고 수천 년이 지난 지금도 끝없이 침전(沈澱)하고 있다하니 당시에도 불의 중요성이 대단했던 듯하다. 인간은 불을 사용하면서부터 금속을 다룰 수 있게 되었고 각종 무기를 개발하여 전쟁이 일어나고 인류 문명이 획기적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다.

헤파이스토스는 직접 금속으로 제작한 로봇까지 이용하였다고 한다. 대장간의 풀무질과 불을 다루는 일을 로봇이 대신하게 했다니 기원전 3000년 전에 형성된 신화의 세계가 경이롭기까지 하다. 헤파이스토스는 요즘 학계의 화두인 융합형 신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인류 역사상 최고로 꼽는 융합(convergence)형 인물은 누구일까? 당연히 15세기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의 거장 레오나르도 다 빈치를 꼽을 수 있다.

그는 조각·건축·토목·수학·과학·음악·의학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 재능을 보였다.

인체해부를 묘사한 그림들은 현대 의학 발전에 크게 영향을 끼쳤다. 과학적 연구는 수학·물리·천문·식물·해부·지리·토목·기계 등 다방면에 이르며, 이들에 관한 수기(手記)나 인생론·회화론·과학론 등이 많이 남아 있다.

르네상스의 가장 훌륭한 업적, 즉 원근법과 자연에 대한 과학적인 접근, 인간신체의 해부학적 구조, 이에 따른 수학적 비율 등이 그의 업적이다.

최후의 만찬, 모나리자 등을 그린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가장 위대한 예술가일 뿐만 아니라, 지구상에 생존했던 가장 경이로운 천재 중 하나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 더불어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보티첼리 등 르네상스 시대를 풍미한 예술가라고 평가받는 이들은 한 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15~16세기 유럽 최고의 부(富)를 축적했던 이탈리아 피렌체공화국 메디치 가문의 전폭적인 후원을 받았다는 점이다. 메디치가문은 인재 육성에 재산을 아낌없이 투자했다.

학문과 예술에 투자해 르네상스시대를 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오늘날로 치면 장학재단을 설립하여 인재육성에 이바지한 것이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를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천재로 만든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바로 도제식 교육과 장인이 최고로 대우받는 사회문화적인 요소가 결합되었기 때문이었다.

우리 역사에도 자격루, 혼천의를 발명한 장영실이나 거중기, 배다리, 유형거 등을 발명하여 백성의 삶을 풍요롭게 했던 정약용 같은 융합형 인물이 있다.

정부는 독일과 스위스의 도제식 교육을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도입한 일학습병행제를 시행하고 있다.

일학습병행제를 통해 레오나르도 다 빈치 같은 위대한 융합형 기술명장들이 배출되어 고도산업사회를 선도하고 국가경제를 반석위에 올려놓을 그 날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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