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이스트사이드 갤러리 협회 카니 알라비 회장이 23일 내한 한국은 독일과 비슷한 상황에 있지만, 한국에선 아직 장벽이 무너지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1955년 이란 출생으로 1980년 베를린에 정착한 알라비 회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3월 국빈으로 독일을 방문, 이스트사이드 갤러리를 찾았을 때 벽화를 설명했던 인물이다.
그가 한국을 찾은 건 광복 70년, 분단 70년을 맞아 오는 11월 20일부터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열리는 '미안해·정말 미안해'전시 때문이다. '이스트사이드 갤러리'를 화폭으로 옮긴 작품과 한국의 분단을 상징하는 비무장지대(DMZ) 이야기를 함께 엮은 전시다.
알라비 회장은 "이스트사이드 갤러리에는 매년 분단을 겪지 않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200만명이 방문한다"며 "이번 한국 전시도 과거를 잊지 않고 관심을 두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는 1989년 독일 베릴린 장벽이 무너진 뒤 베를린 시내를 가로지르는 1.3㎞의 남아있던 장벽으로 세계 21개국 작가 118명이 그린 그림이 남아있다.
이 공간에는 옛 동독 공산당 서기장인 에리히 호네커와 소련 공산당 서기장 레오니트 브레즈네프의 입맞춤 장면을 해학적으로 묘사한 '형제의 키스'를 비롯해 장벽을 뚫고 나오는 사람들 또는 자동차의 모습 등이 담겼다.
당시 벽화를 그린 작가들은 캔버스에 같은 작품을 그렸다. 이 그림이 한국으로 와 전시되는 것.
전시를 주관하는 김충식 원장은 "이번 전시는 작년 3월, 독일을 방문해 전세계 관광명소가 된 베를린이스트사이드 갤러리를 본 박근혜 대통령이 카니 회장을 초청해 이루어 진 일"이라며 "40여년 간 DMZ연구에 생을 바친 함광복 소장이 참여해 전혀 새로운 스토리를 엮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DMZ연구소 함광복 소장은 "베를린 장벽과는 달리 DMZ는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통일의 꿈을 담고 있지만 지금까지의 전시나 방송다큐 등에 알려지지 않은 DMZ의 속살을 스토리로 전달하고 천연의 생태계 보존이라는 낭만적 추측에서 깨어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11월 20일 개막하는 이 전시는 21개국 118명이 참여한 1.3km의 벽화가 생생한 메시지로 전달된다. 독일 통일의 현장인 베를린 장벽에 직접 그림을 그려넣은 베를린 이스트사이드갤러리 벽화가 캔버스에 그대로 재현되고 한국의 DMZ스토리가 첨단 멀티미디어 4D기법으로 선보인다.
전시 타이틀 '미안해·정말 미안해'는 전쟁으로 인한 인명피해와 분단의 아픔, 지난 70년간 방치된 채로 절뚝거리는 자연이 처절한 생존을 벌이는 물려준 기성세대들의 고백이자 후세들과 평화를 함께 만들어가지는 미래를 향한 다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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