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KDB산업은행이 국내 금융권 최초로 특허관리전문회사(NPE) 업무를 개시한다. 산업은행은 한국형 NPE 펀드인 'KDB인프라 IP 캐피탈 펀드'를 조성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기업은행과 투자계약 서명식을 개최했다고 29일 밝혔다.
국내 지식재산권(IP) 산업은 기술 발전과 함께 양적성장을 이뤘으나 질적인 측면에서는 선진국에 비해 미흡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국내 기업들이 해외 '특허괴물'들의 주요 타깃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지난해 기준 국내 특허 출원건수는 세계 4위 규모에 달하지만 낮은 IP 수익화 및 금융활용도 등으로 IP 관련 무역지수는 62억달러(약 6조9800억원) 적자인 상태다.
이에 산업은행은 KDB인프라 IP 캐피탈 펀드를 통해 국내·외 연구소와 대학, 기업들이 보유한 우수 IP를 발굴, 투자해 기술사업과 자금을 지원하고 취득한 IP를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해외 특허침해소송에 휘말린 국내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특허매입 및 컨설팅 등도 추진한다. 또 IP 전용실시권 투자, IP 직접매입, IP 프로젝트 투자 등의 직접투자 뿐만 아니라 IP를 매개로 IP 보유기업에 사업화자금을 투자해 수익화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펀드는 총 1000억원 규모로 조성되며, 신탁기간은 총 10년으로 산은인프라자산운용이 운용을 맡는다. 원활한 투자 및 운용을 위해 산업은행과 산은인프라자산운용은 각각 IP 운용팀을 신설하고 변리사, 미국 변호사 등 특허전문가 4명도 채용했다. 산업은행은 펀드를 통해 한국형 NPE인 특허투자금융사 역할을 담당해 기술금융을 활성화하고 해외 특허침해소송으로부터 국내 기업을 보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성주영 산업은행 창조기술금융부문 부행장은 "이미 IP 세일 앤드 라이센스백(Sales & License Back), IP 유동화증권 투자 등 다양한 IP 투자상품을 개발한 바 있다"며 "이번 펀드를 통해 IP 거래시장 및 IP 투자환경 조성이 기대되며, 특허분쟁을 겪고 있거나 IP 사업화자금이 필요한 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