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누구를 위한 면세점인가?"(상)…'쇼핑 큰 손' 유커 타깃으로 한 차별화를 심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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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7-01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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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래없고 현실만 살펴보는 확일화 심사…재발문율·구매율 하락으로 면세점 도산 초래

[그래픽=아주경제 미술팀 김효곤 기자]


아주경제 정영일 기자 =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420만명을 넘어섰다.

2012년 최초로 외래관광객 '1000만 시대'를 연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는 2013년보다 16.6%가 증가했다. 

이 가운데 중국인 관광객(유커)은 612만7000명으로 전체 입국자의 43.2%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인 관광객 230만명, 미국인 77만명을 압도할 정도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은 2013년 35.9%에서 2014년에는 42.1%로 6.2% 증가했다. 반면 일본인 관광객은 20.8%에서 16.4%로 감소했다.

서울시가 발표한 '2014년 서울시 외래 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가운데 서울을 방문한 횟수는 3.6회였다. 방문 기간은 4.9일 정도였다.

이들이 서울을 방문한 주요 목적은 쇼핑(64.9%)이었다. 이는 2013년(60.2%) 조사 때보다 4.7% 늘어난 것으로 쇼핑에 대한 욕구가 높아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식도락(48.2%), 관광지 방문(18.8%) 순이었다.

 

[그래픽=아주경제 미술팀 김효곤 기자]


◆ 늘어나는 ‘쇼핑 큰손’ 중국인

관광객 1인당 평균 지출비용은 234만4000원이며, 1인당 평균 쇼핑 비용은 117만2000원에 달했다. 주요 쇼핑 품목은 화장품(61.9%), 의류(57.1%), 식료품(54.4%) 등이다.

국가별로 보면 유커의 1인당 평균 쇼핑액은 226만4000원으로 평균을 크게 넘어섰다. 일본 관광객의 1인당 쇼핑액 39만9000원 보다 월등해 다시 한 번 '큰 손'임을 증명했다.

전체 관광객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유커의 특성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이들의 특징은 일본 방문객과 비교해 방문 경험에서는 평균 이하였다. 재방문보다는 첫 방문이 활발하다는 의미다.

유커는 여행사를 중심으로 패키지 관광을 주로 하며, 일본이나 동남아 관광객에 비해 관광지 방문에 가장 적극적인 특성을 보였다. 쇼핑·식도락 및 의료·미용 중심으로 지출을 많이 한 것으로 집계됐다. 관광에 적극적이면서 여행에 대한 만족도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 유커 마음을 움직여야 생존할 수 있는 국내 면세점 사업

이처럼 우리나라 관광객 수입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유커의 지갑을 지속적으로 열도록 하는 방법은 이들이 주로 찾는 쇼핑 채널, 시내면세점 활성화다.

현재 국내 면세점은 전국적으로 시내면세점이 17개, 출구장 면세점은 20개, 지정면세점은 5개 등 총 42개가 있다. 시내면세점은 서울 6개, 부산과 제주 각 2개 등이 있다. 이 외에 인천·수원·청주·대전·창원·대구·울산에 각 1개씩 운영되고 있다.

국세청 조사 결과 서울 시내면세점의 2014년 합산 매출은 5조4000억원이다. 출국장과 지정면세점을 포함한 국내 면세 시장 규모의 60%에 달한다. 시내면세점의 유커 비중은 60~70%에 육박하고 있다.

결국 유통채널 중 유일하게 매년 20% 이상 고속성장 하며 '황금알'로 불리는 서울시내면세점 사업도 결국에는 유커의 지갑을 여느냐가 관건인 셈이다.

그러나 이번 관세청의 서울 시내면세점 선정에는 이런 핵심요소가 배제됐다.

올해 초 정부가 관광 인프라 확충을 경제정책 방향 중 하나로 제시하면서 면세점 수를 늘리 것까지는 이뤄냈다. 하지만 탁상공론으로 인해 '미래는 없고 현실만 둘러보는' 배점 기준이 나온 것이다.

이로 인해 참여 업체들은 여기에 맞춰 획일화 된 결과물만 나열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 이상의 생각을 차단해 상생이나 향후 계획 등 '도긴개긴' 공약만 양산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비슷비슷한 매장 구성에 색다름이 없는 상품들을 본 외국인 관광객들이 다시 한국을 찾거나 이곳저곳을 이동하며 쇼핑하기는 만무한 일이다.

특히 이번 관세청의 심사 기준과 같이 한국 방문의 절반이 넘는 이유인 쇼핑에 있어 국산 제품만을 끼워 넣도록 상생만을 강조하고 있다.

때문에 △외국인 관광객의 쇼핑 편의 증진을 위한 실천 방안 △상품 구성(MD)에 대한 차별화 전략 △재방문율과 재구매력 향상을 위한 이벤트 구성과 실현 방안 △점차 확대되고 있는 온라인 면세상품 판매 촉진을 위한 방안 등은 전혀 찾아 볼 수 없는 특별함이 없는 비슷한 신청서들이 만들어지고 말았다.

국내 증권사 관계자는 "현재 국내 유통업계 처지에서 유통공룡들이 먹거리를 찾아 뛰어든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도 "오는 12월에 있을 서울 시내면세점 3곳을 선정할 때는 7월 선정 예정인 시내면세점 특허 사업자 선정과 다른 잣대로 평가하고 유커를 위한 실천적인 방안이 심사 과정에서 진지하게 논의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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