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걷는 선비'는 남장을 하고 책쾌 일을 하며 살아가는 조양선(이유비)이 음석골에 사는 신비로운 선비 김성열(이준기)을 만나게 되고, 그가 뱀파이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판타지 멜로 사극이다.
뱀파이어를 소재로 한 작품들은 기존에도 많았다. 하지만 성공을 거둔 작품은 거의 없다. 4월 부진한 성적으로 종영한 KBS2 '블러드'만 해도 기대에 못 미친 대표 드라마로 손 꼽히고 있다.
이 PD는 "뱀파이어라는 소재를 차용했을 때 사랑하는 이의 피를 먹어야 살 수 있는 김성열의 이야기와 그러면서도 정인을 버릴 수 없는 이들의 멜로를 그리려고 생각했다"며 "'화정' '징비록' 등은 우리가 그리는 사극과는 성질이 다르고 우리는 덜 무거운 이야기를 그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영화 '왕의 남자'를 시작으로 드라마 '아랑사또전' '일지매' '조선총잡이' 등 다수의 사극에 출연해 좋은 성적을 거둔 바 있는 이준기는 '밤을 걷는 선비'에서 주인공 김성열을 연기한다.
시놉시스에 '눈이 부실만큼 아름다운 관능미의 뱀파이어 선비'로 적시되어 있는 김성열. 맡은 배역과의 싱크로율을 묻자 이준기는 "세월 앞에는 장사 없다고 초반 상당한 심적 부담을 느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원작 자체가 젊은 층에서 인기있는 만화이다 보니까 부담감이 없지 않았다. 영화 '왕의 남자'를 찍을 때만해도 탱탱하고 미모도 출중했는데 지금은 외모적으로는 100% 만족 시키지 못하더라도 작품의 퀄리티를 높이는 데에 일조할 수 있다면 연기적인 측면에서 싱크로율을 끌어올리려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시청자가 '드라마 보는 시간이 아깝지 않았다'고 느낄 수 있도록, 그리고 그런 평가를 받도록 긴장 늦추지 않고 열심히 촬영하겠다"고 각오도 다졌다.
앞서 6월 '밤을 걷는 선비' 촬영 초반 이유비와 이준기의 부상 소식이 전해진 바 있다. 이날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이유비는 스태프 덕분에 어려움없이 촬영에 임하고 있다며 팬들을 안심시켰다. 모든 신을 대역없이 소화하고 있는 이유비는 부상 탓에 격한 신을 촬영할 때에는 안전장치의 도움을 받아 촬영하고 있다.
이유비는 남장여자 조양선에 캐스된 것에 대해 우려가 있었다고 입을 뗐다. "남장을 하기 때문에 예뻐야 한다는 부담이 없어서 좋다. 하지만 워낙 날렵하게 생기지 않아서 전혀 남자답지 않으면 어떡하나 걱정되는 부분은 있었다"고 남모를 고충을 털어놓았다.
이 PD는 배우 캐스팅에 대해 확고한 믿음을 드러냈다. 그는 "이준기 씨는 사극에 너무 잘어울리는 배우이고, 흠 잡을 곳이 없다. 성격도 좋고, 연기도 잘하고 주인공 캐스팅 0순위였다. 그리고 귀 역의 이수혁 씨는 진짜 뱀파이어처럼 생겼다. 연기력은 물론이고 비주얼적으로 훌륭하다. 여자 주인공은 나이대를 어리게 잡았다. 거기에 밝고 명랑하고 자주 접하지 못했던 새로운 마스크를 섭외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심창 민 씨는 작가가 추천했는데 전작에서 함께한 것으로 알고 있다. 나 또한 유심히 봐왔고, 이번 작품을 통해 심창민 씨의 놀라운 연기 변신을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첫 사극을 맡아 부담감이 크다는 심창민은 각오가 남다르다. 예쁘장한 외모를 가리기 위해 수염까지 붙이고 출연한다. "원작의 이윤 캐릭터와는 성격과 외모가 좀 다를 수 있다. 원작보다 드라마 대본에 충실하기 위해 연기하고 있으며 일단 수염을 붙인 모습이 어색하고, 처음에는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얼굴에서 좀 더 선 굵은 남자의 모습이 보여지는 것 같아 감독님의 말이 틀리지 않았구나하고 감탄했다"고 말했다.
원작에는 없는 인물을 연기하는 김소은은 이번 작품에서 1인 2역을 소화한다. 단아하고 여성스러운, 그리고 과거 성열의 정인 명희와 차갑고 도도한 여인 혜령을 오가며 연기를 선보인다. 김소은은 "1인 2역이라 다른 사람처럼 보이기 위해 일단 외적으로 신경을 많이 썼다. 연기, 톤, 표정 모두 180도 다르게 보이려고 애쓰고 있다"며 열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주목받는 배우들의 환상 라인업으로 방송 전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는 '밤을 걷는 선비'는 '해를 품은 달', '기황후' 등을 공동 연출한 이성준 PD가 연출을 맡고, '커피 프린스 1호점'을 집필한 장현주 작가가 극본을 맡았다. 올 여름 화제작으로 떠오를지 아니면 식상한 뱀파이어물로 머무를지 오늘 밤 첫 방송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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