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임의택 기자 =현대차 쏘나타는 한 때 ‘국민차’로 불렸다. 자동차가 대중화되면서 중형차로 베스트셀러 모델이 바뀔 때 그 중심에 쏘나타가 있었다.
쏘나타의 위상은 수입차의 공세로 위기를 맞았다. 쏘나타를 살 가격으로 선택할 수 있는 수입차가 많아졌고, 그 차들의 성능도 꽤 괜찮았다.
현대차가 내놓은 화답은 ‘차종 다변화’다. 이번에 선보인 1.6 가솔린 터보와 1.7 디젤은 그 정점에 있는 모델이다. 현대차는 이 두 모델의 시승회를 지난 9일 인천 송도에서 열고 성능을 공개했다.
1.7 디젤 엔진은 7단 DCT(듀얼 클러치 트랜스미션)와 맞물렸다. 최고출력 141마력, 최대토크는 34.7kg·m으로 현대차의 신형 투싼에서 선보였던 조합과 같다. 공차중량은 2.0 CVVL 가솔린 모델과 비교해 50~60kg 무겁다. 성인 여성 한 명이 더 타고 있는 셈이지만, 토크가 훨씬 강력하고 DCT와의 조합이 매끄러워 가속력은 훨씬 낫다.
진동과 소음은 놀라울 정도로 억제했다. 폭스바겐 파사트 2.0 TDI, BMW 320d, 메르세데스 벤츠 C 220 CDI 등과 비교할 때 NVH(소음·진동) 면에서 전혀 밀리지 않는다. 디젤 특유의 덜덜 거리는 느낌을 싫어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특징을 제대로 파악한 셈이다.
공식 연비는 16인치 기준으로 도심 15.5, 고속도로 18.7㎞/ℓ다. 고속도로 연비의 경우 쏘나타 하이브리드(19.0㎞/ℓ)와 맞먹을 정도로 뛰어나다.
이어서 타본 1.6 가솔린 터보는 느낌이 조금 달랐다. 1.7 디젤과 마찬가지로 DCT를 적용했지만, 최대토크는 디젤보다 훨씬 넓은 1500~4500rpm 구간에서 나온다. 덕분에 고속구간에서 다양한 변속을 즐길 수 있다. 게다가 D컷 스티어링 휠에 패들 시프트까지 더해 운전을 즐기는 맛이 쏠쏠하다. 공식 연비는 도심 11.9, 고속도로 15.9㎞/ℓ. 2.0 가솔린 엔진보다 운전 재미가 좋으면서도 연비가 낫다.
다만 실내는 다소 밋밋하다. 2.0 터보에 있던 가죽시트 레드 스티치가 없고, 내부 장식도 특징이 부족하다. 1.6 터보만의 개성을 더 살렸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옵션을 제외한 1.7 디젤의 가격은 2495만~2950만원, 1.6 가솔린 터보의 가격은 2410만~2810만원이다. 비슷한 가격대의 수입 소형차보다 성능이 우월하면서도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이날 시승회에서 곽진 현대차 부사장은 “쏘나타 디젤과 1.6 터보 계약시작 후 5일 간 쏘나타 전체 판매에서 디젤이 30%, 터보가 16%를 차지했다”면서 “새로운 라인업을 바탕으로 쏘나타를 연간 10만대 팔겠다”고 공언했다.
과거에 쏘나타는 2~3가지 라인업으로도 10만대 이상 팔리던 차다. 현대차가 본격 시판을 앞둔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PHEV)까지 더하면 이제는 7가지 라인업이 됐다. 다양해진 고객의 취향을 반영한 결과다. 고객의 눈높이에 다가서려는 현대차의 노력이 어떤 결실을 맺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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