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혜란 기자 = 안철수 국민정보지키기위원회 위원장이 17일 국정원에 RCS(Remote Control System) 사용 기록을 국회에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안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국민정보지키기위원회 연석회의에서 "이병호 국정원장이 지난 14일 국회 정보위원회 회의에서 2012년 '해킹팀'으로부터 RCS를 구매한 사실을 시인했다"면서 "악성코드는 실행 시 원격관리자에게 로그를 발송하도록 돼 있다. 이 로그에는 IP 주소와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 등 타깃(target)을 식별할 정보가 들어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정원은 RCS 사용 기록을 제출해 달라. 국정원이 떳떳하다면 공개 못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또 "해킹팀으로부터 RCS를 구매한 사실은 해킹팀이 해킹당하면서 알려졌다. 국정원이 해킹팀 외에도 다른 국내외 업체로부터 유사 프로그램을 구매했을 가능성도 있다"면서 "유사제품 구매 내역이 있는지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국가 안보가 매우 중요하지만, 국민의 정보 인권 또한 매우 중요하다"면서 "정쟁을 하려고 이 일을 시작한 것이 아니다. (헌법이라는) 우리 모두가 한 약속을 국가가 지켰는지 확인하고자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싸움은 국가가 제 역할을 하도록 하기 위한, 우리 모두가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한 것이며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수사권 없는 국회가 할 수 있는 것은 매우 제한적이다. 우리나라 정치 역사상 이런 싸움이 정쟁으로 안 흐른 경우 드물었다"면서도 "단 한 번만이라도 국민의 삶에 보탬이 되는 싸움을 해보겠다"고 강조했다.
안 위원장은 이날 연석회의에서 10명으로 구성된 위원 인선 결과를 발표했다. 외부 전문가로는 △정태명 성균관대 소프트웨어학과 교수 △권석철 큐브피아 대표 △임을규 한양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임강빈 순천향대 교수 △김병기 전 국정원 인사처장이 합류했다. 당내 위원으로는 국회 정보위원회·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인 신경민·문병호·우상호·송호창 의원과 김관영 수석사무부총장이 포함됐다. 위원회는 이날 서울 여의도 새정치연합 당사 11층 회의실에 휴대전화 해킹 검진센터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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