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인도가 강력한 파괴력을 지닌 신형 군함을 공개하며 해군력 과시에 나섰다. 남중국해에 이어 인도양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중국의 영향력을 억제하고 해상 패권을 장악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인도 가든리치조선소(GRSE)는 28일(현지시간) 콜카타에서 신형 호위함인 '카드마트 (Kadmatt)'를 공개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카드마트는 인도양 지역에서 포괄적 억지력을 증강하기 위해 제작된 것으로, 인도가 두 번째로 제작한 대(對)잠수함전용 호위함이다. 강력한 공격력과 스텔스 기능을 탑재해 '잠수함 킬러'로 불리고 있다.
앞서 인도 정부는 해군력을 강화하기 위해 총 610억 달러(약 70조7800억원)이상을 투입하겠다고 밝혔으며, 이 계획의 핵심적인 부분으로 카드마트 건조가 추진됐다.
무엇보다 이 전투함은 인도양을 넘보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에서 건조됐다. 아울러 중국의 세력 확대를 견제하는 아시아 국가들에게 자국의 전투함 건조 기술을 수출하기 위한 목적도 담겨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데이비드 브루스터 인도-태평양 안보 전문가는 이날 블룸버그에 "최근 중국과의 세력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인도는 미국과의 동맹을 강화하며 군사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면서 "인도는 자국이 주변 해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음을 중국에 보여주기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국은 지난해 인도양에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스리랑카 해상에 디젤 잠수함을 5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배치시키는 등으로 자국의 해군력을 과시한 바 있다. 이에 인도가 최신 대잠수함전용 호위함을 공개한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인도 정부는 현재 100여척의 새로운 군함을 추가로 늘리는 방안을 계획 중이다. 여기에는 두 대의 항공모함과 원자력 추진 탄도미사일을 장착한 핵잠수함 등이 포함된다. 현재 인도가 보유한 함대는 총 137척으로 300척 이상을 보유한 중국에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외에도 인도는 지난 8일 러시아에서 공격형 핵잠수함을 임차하기로 했다. 또 오는 10월 인도양 벵골만에서 열리는 미국과의 합동훈련인 '말라바르 2015'에 일본 해상자위대를 초청했으며, 일본 미쓰비시 중공업이 제작한 디젤 잠수함도 도입할 예정이다.
인도의 이같은 해군력 강화 행보 뒤에는 '중국 견제'라는 공동의 목적을 갖고 있는 미국과의 공조가 배경으로 깔려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대통령은 지난 1월 인도를 방문했을 당시 인도에 항공모함 기술을 공유하겠다고 약속했다.
인도 억만장자들의 무기 개발 투자도 해군력 강화에 한 몫을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릴라이언스 그룹의 아닐 암바니 회장은 이달 서부 해안에 위치한 조선소에 7억 8000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R.K. 도완 인도 해군참모총장은 2030년까지 군함에 들어가는 장비 전체를 자국의 기술로 생산해내겠다는 목표와 함께 이를 위해 민간투자를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현재 인도는 군함에 설치되는 무기·센서 장치의 3분의 1과 추진 시스템의 60% 정도만 자국의 기술로 생산하고 있다.
이밖에 인도는 주변국과의 합작을 통해서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인도양 섬나라 모리셔스와 세이셀 제도와의 군사관계를 강화하고 미얀마의 해군력 현대화를 지원하는 등으로 중국 견제를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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