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아프가니스탄의 이슬람 무장 단체 탈레반이 물라 모하마드 오마르(사진)의 사망을 인정하고, 새 지도자로 물라 아크타르 모하마드 만수르를 추대했다고 알자지라 방송이 30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탈레반의 새 지도자 만수르는 1996∼2001년 탈레반의 아프간 통치 시절 항공부 장관을 역임했고 탈레반 지도위원회의 부위원장을 맡았다. 오마르가 공개활동을 하지 않는 동안에는 실질적인 대리인 역할을 해왔다.
알자지라는 "만수르는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 전에 칸다하르 지역의 지도자였고, 정보 전술에 뛰어난 인물로 꼽힌다"고 밝혔다.
영국 공영 BBC는 "만수르를 새 지도자로 세우는 것에 반대하는 탈레반 원로가 많았다"며 "탈레반의 분열 조짐이 보인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이날 오마르 유족과 탈레반은 오마르의 사망을 공식 확인했다.
유족은 AP통신에 보낸 성명에서 오마르가 병으로 숨졌다고 적었으나 사망 일시를 밝히지는 않았다. 오마르 형제와 아들은 "아프간인들과 이슬람교도들은 탈레반 지도자로서 오마르가 저지른 실수를 용서해달라"고 전했다.
탈레반 또한 자신들의 지도자인 오마르가 사망했다고 밝혔으나 언제, 어디서 숨졌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한편, BBC 방송과 아프간 정부는 29일 탈레반의 최고 지도자였던 오마르가 2013년 4월 파키스탄에서 사망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1994년 10월 아프간에서 탈레반을 결성한 오마르는 1996∼2001년 탈레반이 아프간 정권을 장악했을 때 정신적 지도자 역할을 해왔다. 오마르는 2001년 9·11 테러를 감행한 알카에다의 오사마 빈 라덴을 보호했다가 미국과 전쟁을 치르게 됐고, 10월 8일 시작된 전쟁은 탈레반 정권의 일방적인 패배로 불과 한 달 만에 종결됐다.
이후 오마르는 파키스탄 등지에서 은둔생활을 하며 지금까지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었으며, 이에 수 차례 사망설이 제기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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