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삼성동 한전부지, 한전 지방이전에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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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8-02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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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동 상가 번영회 관계자 "지난해 매출 대비 40~60% 감소"

  • "인근 상권에 대한 부동산 투요 수요와 시세 상승 뚜렷한 변화 아직 없어"

▲해질 녘 서울 삼성동 옛 한전부지에 안전 펜스가 설치돼 있는 모습. 사진=최수연 기자

아주경제 최수연 기자= 서울 삼성동 옛 한전부지 인근 상권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지난해 9월 나주혁신도시로 한국전력공사가 이동함에 따라 2000여명의 직원들이 빠져나가면서 상권 수요가 현저히 줄었다.

한전부지를 사들인 현대차그룹이 상권을 회생시키기 위해 계열사 직원 1000여명 가량을 조기 입주시켰지만 상권을 살리기에는 힘에 부치는 상황이다. 큰 건물이 들어설거라는 기대감에 따라 시세 호가가 오를 것이라는 예상은 많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이렇다할 변화는 없었다.

31일 삼성동 상가 번영회 관계자 등에 따르면 삼성동 한전부지 인근 상권 상인들의 매출 수요는 지난해보다 40~60%가량 감소했다.

상가 번영회 관계자는 "나주로 이동한 한전본사 여파가 이제서야 피부로 느껴지고 있다"며 "전년대비 60%가량 매출이 줄었다. 점심 시간에는 식당 앞으로 줄이 길게 서 있었는데 요즘은 테이블 회전율 1회도 힘들정도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저녁손님은 이제 발걸음이 뚝 끊겼다. 회식하는 손님들이 거의 사라졌다"고 덧붙였다.

당초 삼성동 한전 건물에는 한국전력공사·한전KDN·전력거래소 등 2777명 가량의 직원들이 상주했다. 그러나 지난해 9월부터 한달가량 나주혁신도시로 새롭게 자리를 틀면서 2777명의 직원들 뿐만 아니라 인근에 자리잡은 협력업체 등의 직원들 1000~2000명의 직원들도 함께 빠져 나갔다.

상권 침체 등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현대차그룹은 상권을 살리기 위해 올해 현대글로비스 등 계열사 직원 1000여 명을 한전부지로 이주시켰다. 그러나 이전의 상권 이용수요를 회복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인근에서 냉면집을 운영하는 A(남, 50대)씨는 "현대글로비스 직원들 대부분이 영업사원이다보니 점심을 인근에서 먹는 직원들은 거의 없다"며 "지금 상태로는 상권이 살아남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차에서 구내식당을 만들지 않겠다고 앞서 발표했는데 이미 한 식당에서 부페식으로 6000원 가량의 한끼를 제공하기로 계약하고 운영중이다"면서 "또 몇 군데 같은 방식으로 계약할 거라는 소문이 들린다"고 말했다.

한전부지에 제2롯데월드보다 더 높은 초고층 빌딩이 들어설 것이라는 현대차의 발표에 따라 한전 부지 인근 시세에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이렇다할 투자 수요는 눈에 띄지 않았다. 상가 곳곳에는 '임대'라고 쓰여진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수익이 나지 않는 상황에서 비싼 임대료를 견디지 못하고 가게를 내놓은 경우가 다반사였다.

현재 이곳 상가들은 99㎡ 면적이 보증금 4000만원에 월세 250만원 또는 오피스텔 밀집구역 내에는 80㎡ 면적이 보증금 1억에 월세 300만원 가량 수준에 나와 있다.

삼성동 인근의 이진호 공인중개사는 "이곳에 매물은 항상 많다. 하지만 임대료가 현저히 오르진 않고 예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시세나 투자수요에 대한 뚜렷한 변화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옛 한전부지가 본격적인 공사에 돌입하고 구체적인 현대차 사옥 건립 계획이 발표되면 부동산 시세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서울 삼성동 인근에 임대 현수막이 걸려 있는 상가 건물의 모습. 사진=최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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