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3일 귀국하자마자 우선적으로 제2롯데월드를 전격 방문한 것은 최근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과의 관계가 틀어진 것 아니냐는 불식을 씻어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제2롯데월드 타워 완공은 신 총괄회장의 숙원사업이기 때문이다. 평소 신 총괄회장은 “남은 인생을 걸고 세계적인 관광시설을 만들겠다”며 “한국롯데에서 나온 이익금을 일본으로 가져가지 않고 롯데월드 타워에 투자해 세계에 자랑할 만한 건축물을 조국에 남기려 한다”고 강조해 왔다.
귀국 후 챙겨야 할 사안이 산적한 신동빈 회장이 가장 먼저 제2롯데월드를 찾은 것은 자신이 신 총괄회장의 의지를 받들고 있다는 것을 대내외에 천명하려는 의지로 보인다. 또 최근 경영권 분쟁으로 혈투를 벌이고 있는 형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자신과 아버지의 사이가 틀어졌다고 폭로한 것에 대한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재계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 속에서도 현안을 돌보는 적극적인 경영 행보를 보여줌으로써 경영권 승계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표출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2시께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한 신 회장은 출국장에서 기자 회견 후 곧바로 소공동 롯데호텔로 이동, 신 총괄회장과 만나 5분간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곧바로 잠실로 이동, 공사 중인 제2롯데월드 타워 101층에 올라 상황을 살펴보고 107층까지 계단으로 올라갔다.
신 회장은 노병용 롯데물산 대표이사에게 공사 현황을 보고 받은 후 “롯데월드 타워는 신 총괄회장의 창업정신에 따라 롯데가 사명감을 가지고 짓는 곳임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된다”며 “흔들림 없이 본연의 업무에 최선을 다해 대한민국의 자부심을 완성해 달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자신이 신 총괄회장의 의지를 받들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신 회장은 다시 101층으로 내려와 근로자들에게 수박을 건네며 격려했다.
제2롯데월드 타워 시찰을 마치고 면세점으로 이동하는 도중 "신 총괄회장과 어떤 말을 나눴냐"고 기자의 묻자 "여기서는 조금..."이라고 즉답은 피했지만 얼굴에는 자신감이 가득해 보였다.
신 회장이 면세점을 점검하기 위해 이동하는 것을 기자가 따라가려 하자 경호원이 몸으로 취재를 막았다.
롯데 관계자들은 신 회장의 모든 시찰 일정을 동영상과 사진으로 기록했다. 마치 이번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 된 후 승리의 기록으로 남기기 위한 듯 했다.
그는 면세점에서 메르스를 잘 극복한 직원들을 격려한 뒤 제2롯데월드를 떠났다.
롯데그룹 고위 관계자는 “신 회장이 입국 후 롯데월드 타워를 가장 먼저 찾은 것은 그룹 정상화의 첫 단추를 여기서부터 시작하겠다는 의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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