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호텔롯데 상장' 재부각…수차례 논의에도 신 총괄회장 반대로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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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8-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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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사진=정영일 기자]


아주경제 정영일 기자 =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의 상장 여부가 논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롯데그룹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그동안 수차례 상장 논의가 진행됐지만 신격호 총괄회장의 반대로 무산됐다.

실제로 롯데그룹 핵심 관계자는 "그동안 몇 차례 그룹 내부에서 호텔롯데의 상장이 검토된 적이 있지만 신격호 총괄회장의 최종 승인이 나지 않았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중장기적으로 호텔롯데 상장 등을 포함한 지배구조 개선 방안이 다시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엃히고 설킨 롯데그룹의 복잡한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경영 투명성 제고 차원에서 상장 논의가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이다.

현재 호텔롯데는 롯데쇼핑(지분율 8.83%), 롯데알미늄(12.99%) 롯데리아(18.77%) 등의 주요 주주로서 사실상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호텔롯데의 최대주주는 최근 신동빈 회장이 대표이사로 등기된 12개 L투자회사들(지분율 72.65%)이다. 여기에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19.07%)까지 더하면 사실상 일본 롯데 계열사들이 호텔롯데 지분의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롯데 = 일본 기업'이라는 논란에서 벗어날 수 없는 대목이다.

이미 호텔롯데는 △최근 매출액 1000억원 이상 및 평균 700억원 이상 △자기자본이익률(ROE) 최근 사업연도 3% 또는 이익액 50억원 이상 △영업현금흐름 양(+) 등, 유가증권 시장 상장에 필요한 요건은 갖췄다.

◆ 일본 회사들의 지분율 낮추는 방식이 유력

전문가들은 호텔롯데의 상장 방법으로 △기존 주요주주인 오너 일가와 일본 계열사가 자기 지분을 내놓거나(구주 매출) △신주를 발행한 뒤 공모를 거쳐 상장하는 방법이 있다고 설명한다.

이를 통해 일본 계열의 지분율을 낮춰 한국 롯데가 어느 정도 분리·독립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호텔롯데의 단독 상장뿐 아니라 한국 롯데의 두 핵심 축인 호텔롯데와 롯데쇼핑의 합병 후 상장 시나리오까지 거론되고 있다.

◆ 남은 과제는 오너가의 결단

호텔롯데의 상장 분위기는 과거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최종 결정은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등 오너 일가의 결단에 달려있다.

호텔롯데의 최대주주인 L투자회사들 뿐 아니라 일본 롯데홀딩스조차 아직 지분 구조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기존 주주들이 모두 상장에 찬성할지도 의문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확인된 것처럼 L투자회사나 롯데홀딩스가 신 총괄회장과 신동주·동주 형제가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만큼 의지만 있다면 의외로 호텔롯데 상장 등 한국 롯데그룹의 개편 작업은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반면 당장 기업공개(IPO)를 통한 대규모 자금 조달이 시급하지 않은 상황에서 오직 외부의 지배구조 개편 여론만을 의식해 오너가가 본인들의 영향력 약화를 감수하고 상장을 결정할지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참여연대와 전국유통상인연합회 등 시민단체 등은 롯데 경영권 분쟁 이후 처음으로 10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서 항의 방문 및 야외 집회 행사를 열고 "황당하고 불투명한 재벌 대기업들의 지배구조와 반사회적 경영형태가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롯데그룹은 10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1일 오전 11시 사과문 발표를 겸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 회장은 사과문에 롯데그룹 후계 분쟁과 관련해 국민에게 사과한다는 내용을 담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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