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전 세계적으로 우유 공급이 넘치면서 유제품 가격은 떨어져 낙농업계가 울상을 짓고 있다고 CNBC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가 지난주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7월 기준 우윳값은 전월 대비 7.2% 떨어졌다. 13년 연속 가격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우유 생산량은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 1982년 전 세계의 우유 생산량은 4억 8200만 톤이었지만 2012년에는 7억 5400만 톤으로 30년간 50% 이상 늘었다. 우유를 과잉 생산하는 나라는 뉴질랜드를 비롯해 미국, 독일, 프랑스, 호주, 아일랜드 등 유럽 국가에 집중돼 있다.
◇ 뉴질랜드, 넘치는 우유로 몸살...영국은 '물보다 싼 우유' 등장
우유는 뉴질랜드의 효자 상품이다. 수출품 가운데 3분의 1에 달한다. 그러나 최근 과잉 공급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때문에 뉴질랜드는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열의를 보이고 있다. 뉴질랜드를 제외한 11개 협상국 가운데 캐나다와 일본 같은 대규모 시장이 열리면 남아 도는 우유 처리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그러나 당초 이달 말 열리기로 돼 있는 TPP 협상은 당사국 간 이견 차이로 인해 합의 가능성이 낮은 상태이다.
프랑스와 벨기에도 상황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낙농인들은 개선을 요구하는 대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시위가 격화될 조짐을 보이자, 정부 차원에서 우유와 고기 생산품 가격을 올리고 낙농 가구에 6억 유로를 지원해 피해를 보전해주겠다고 지난달 공식 발표했다.
◇ 독일발 저가 경쟁이 주요 원인...EU "대책 마련하겠다"
유럽 내 우유 가격 전쟁은 지난해 독일서부터 시작됐다. 리들(Lidl)이나 알디(Aldi) 등 독일에 입점해 있던 일부 할인 매장 체인에서 저가 유제품을 내놓으면서 가격 경쟁으로 번진 것이다. 유럽연합(EU) 차원의 각종 법적 제재도 유윳값 하락에 한 몫 하고 있다. 당장 프랑스만 해도 EU의 음식 수입법률 때문에 스페인과 독일을 향한 유제품 수출길이 막혔다.
상황이 어려워지자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6월 30일, 유럽 농가의 상황을 인식해 오는 2016년까지 유럽 내 유제품·과일·채소 가격을 조정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러나 개선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어서 당분간 넘치는 우유 전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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