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시장 규제 심화… 불황 속 심해지는 '보호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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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8-1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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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 불황이 길어져 산업경기가 침체되자 각국의 무역 보호주의도 심해지고 있다.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경제로서는 쉽게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로, 불황 속 엎친데 덮친격으로 수출기업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12일 코트라가 발간한 ‘2015 상반기 대한 수입규제 동향과 향후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 6월말 기준 한국 상품을 대상으로 한 수입규제는 모두 157건(조사 중인 건 포함)이다.

특히 철강과 화학제품에 대한 규제가 심했다. 이들 제품이 111건으로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올 상반기 신규 제소 11건 중 철강이 5건, 화학이 4건으로, 이들 품목에 대한 수입규제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세부적으로는 철강이 61건으로 수입규제를 가장 많이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으며, 화학제품이 50건으로 규제 품목 2위를 차지했다. 이어서 섬유(12건), 전기전자(8건) 순으로 규제가 많았다.

지난해 12월 말과 비교할 때 화학제품에 대한 규제는 46건에서 50건으로 증가해 가장 증가폭이 컸다.

반면, 철강 및 금속은 62건에서 61건으로 1건이 줄어 큰 변화가 없었고, 섬유는 17건에서 12건으로, 전기전자도 9건에서 8건으로 감소했다.

규제 형태로는 반덤핑이 모두 104건으로 전체에서 66.2%를 차지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세이프가드(48건), 반덤핑 및 상계관세(5건) 순으로 비중이 컸다. 반덤핑이나 세이프가드 조사가 진행 중인 건은 33건으로 집계됐다.

국가별로는 인도가 국내 상품에 대해 28건의 수입규제를 실시해 가장 규제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미국(15건), 터키(15건), 호주(12건), 브라질(11건), 중국(10건) 등이 뒤를 이었다.

장수영 코트라 통상전략팀장은 “전 세계적으로 공급과잉에다 수출국간 가격경쟁이 심한 철강과 화학제품에 수입규제가 집중되고 있다”며 “당분간 관련 업계의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해외에선 최근 반덤핑 규제가 심해져 맞대응으로 보복관세를 적용하면서 일방적이고 불합리한 규제를 견제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태양광 관련 소재에 대한 수입규제를 주고받은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에 비해 국내에선 수출이 절대적이라 불리할 수밖에 없다. 화학제품의 경우 수입산에 대한 관세 규제가 전무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가 수출을 더 많이 하는 입장에서 수출대상국에 대한 규제를 적용하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보통 덤핑관세의 경우 개별 기업에 적용하기 때문에 정부가 나서기도 어렵다. 시장 조사를 철저히 하고 가격보다 품질 경쟁력을 쌓는 노력 외에 뾰족한 수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 화학 대기업 관계자는 "석유화학 범용 제품은 글로벌 수요 대비 공급이 전반적으로 과잉인 상태라서 자국 산업을 보호하고 자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수입규제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며 "인도의 PVC 반덤핑 조사 등 세이프가드, 상계관세의 사전적 의미만 살펴보아도 최근의 석유화학 제품 수급 상황을 알수 있다. 유럽의 REACH(신화학물질관리제도) 시행 등 환경보건정책의 강화 역시 간접적으로 수입을 규제할 수 있는 제도"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중장기적으로는 시장개방에 따른 저가의 수입산 제품 유입 증가로 국내 내수기반 약화가 우려될 수 있어, 각 석유화학 제품별 경쟁력 등을 고려해 규제 강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면서 "정부의 FTA 확대 등 통상정책을 강화해 관세뿐만 아니라 비관세 장벽 완화에 대한 노력도 이뤄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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