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17일) 앞두고 급박해진 신동빈과 롯데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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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8-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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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동빈 회장, 13일 주총 참석차 일본으로 출국

  • 롯데그룹 작성 ‘상황 설명 자료’ 공개돼

  • 신동빈, L투자회사 12곳 모두 단독 대표 이사로 등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11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경영권분쟁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남궁진웅 기자 timeid@]


아주경제 정영일 기자 =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이 될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가 3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신동빈 회장을 비롯해 한국 롯데그룹의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이런 가운데 그동안 베일 속에 쌓여 있던 한국과 일본 롯데 계열사의 지분 관계도 등을 포함한 대외비 문서가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또 지난 9월 30일까지 9개 L투자회사에서 신격호 총괄회장이 아예 해임되고 ‘신동빈 회장 1인 체제’를 만든 것으로 밝혀졌다.

◆신동빈 회장, 13일 격전지 일본으로 출발

14일 롯데그룹 등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은 13일 오전 9시 15분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 참석을 위해 김포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출국했다.

지난달 27일 신 총괄회장을 앞세운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가족들의 쿠데타를 하루 만에 무력화 시켰던 신 회장은 그날 바로 귀국하지 않고 일본에 남아 있었다.

신 회장은 일본 체류 기간 향후 전개될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에 대비, 쓰쿠다 다카유키 롯데홀딩스 사장을 비롯해 나머지 5명의 이사들과 우호 지분 확보에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일 입국한 신 회장은 외형적으로 한국 롯데그룹의 현안 사업 챙기기에 나섰다.

신 회장은 첫날 롯데월드타워를 둘러보고 다음날엔 롯데 오산 연수원과 오산 물류센터 등을 잇따라 방문한 이후 공식적인 외부 일정을 자제했다. 신 회장은 출국 전까지 8일 동안 두문불출하며 서울 소공동 롯데 오피스 집무실에서 측근들과 롯데홀딩스 주총에 대해 준비를 벌여 왔다고 한다.

신 회장은 특히 7일 일본으로 향했던 신 전 부회장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한편 이번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악화된 롯데그룹에 대한 국민감정을 추스르고 수면 위로 떠 오른 비정상적인 그룹 지배 구조 개선을 위한 방안 등을 마련, 11일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었다.

10일 만에 다시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신 회장은 도착 직후부터 일본 이사진과 주총 당일 있을지 모를 신 전 부회장과 그 우호 세력의 반격에 대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다시한번 우호 지분에 대한 결속을 다지기 위한 연쇄 회동을 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이 국내에서는 롯데그룹 계열사 사장단, 노동조합 협의회의 지지 성명을 이끌어 냈고, 일본에서도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의 지지 발언을 대외적으로 알리며 신 총괄회장과 신 전 부회장 측을 흔든 신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주총회를 예상보다 빨리 소집한 것은 어느 정도의 자신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그룹 작성 ‘상황 설명 자료’ 공개돼

이런 가운데 국내 일부 언론은 13일, 신동빈 회장이 지난 11일 대 국민 사과 기자회견 직전 정부와 감독기관, 국회 등에 제출한 ‘롯데그룹 상황 설명 자료’를 공개했다.

롯데그룹 산하 정책본부가 10일 작성한 17쪽짜리 이 자료에는 한국과 일본 롯데 계열사의 관계도 등이 적혀 있으며 일본 롯데홀딩스가 L투자회사들 지분을 100% 갖고 있는 것으로 표시하고 있다.

이를 정리하면 한국 롯데그룹(계열사)의 지주사격인 호텔롯데의 대부분 지분은 L투자회사가 가지고 있고 이 투자회사는 일본 롯데홀딩스에 완전히 기속되어 있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상위엔 광윤사가 자리 잡고 있는 형태를 띤다.

이는 그동안 알려졌던 것과는 반대로 L투자회사들이 신격호 총괄회장 개인이 아니라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배를 받음을 뜻하는 것이다.

롯데그룹은 또 이 자료에서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주사로 알려진 광윤사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다. "일본에 있는 포장지 회사이며 신격호 총괄회장을 비롯해 신동주, 신동빈과 그의 모친인 시게미쓰 하쓰코 여사 등 가족 4명이 지분 99%를 가진 가족 기업"이라는 밝혔다.

이 또한 광윤사의 지분은 신동주·동빈 형제가 약 29%, 신 총괄회장이 3% 보유하고 있으며, 시게미쓰 하쓰코 여사가 15~20%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던 것과는 다소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다.

롯데그룹은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 구조에 대해서는 신동빈 회장이 대국민 사과에서 "광윤사, 종업원 지주, 계열사가 각각 3분의 1씩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신 회장은 지난 11일 기자회견에서도 설명한 바 있다.

신 회장이 상장하겠다던 호텔롯데의 상장 이후 기업가치(시가총액)에 대해 롯데 측은 국내 주식시장 시가총액 순위 22위에 해당하는 10조원 정도라고 예상했다.

롯데그룹은 이와 함께 “롯데의 순환 출자 고리가 한때 9만개를 넘었던 이유 중 하나는 신 총괄회장이 2007년과 2009년 어려움을 겪는 계열사를 돕기 위해 자신이 갖고 있던 약 3000억원어치 주식을 계열사에 출연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기업 지배구조 개선 차원에서 전문 경영인 체제를 강화, 오너 일가가 등기 이사를 맡는 회사를 현재 16개에서 10개로 줄이겠지만, 한국과 일본 분리 경영에 대해선 “법률상 아무런 권한이 없음에도 그룹 창업자의 친족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룹을 분할해 지배하는 것은 회사를 오너 일가의 사유물로 취급하는 것"이라며 반대의 뜻을 확실히 밝혔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건강 상태에 대한 언급도 있다. 롯데는 "만 94세의 고령으로 (신 총괄회장의) 기억력, 판단력이 떨어져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신 총괄회장이 3~4년 전부터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약을 복용 중이라는 롯데 안팎의 증언은 여러 차례 나왔으나, 롯데그룹 정책본부까지 직접 공식적으로 신격호 회장의 상태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 셈이다.

◆신동빈, 한국 롯데 지주사격인 L투자회사 단독 대표 이사로 등기

지난 13일에는 신 회장이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사격인 호텔롯데의 지분 72.65%를 가지고 있는 12개 L투자회사 전체의 단독 대표이사로 등기된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당초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이 단독 대표이사였던 3개의 L투자회사(L5~6)를 넘겨받아 단독 대표로 등기했던 신 회장은 지난 6월 30일, 신 총괄회장과 공동대표이사로 9개 L투자회사(L1~3·7~12)에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이후 7월 31일 다시 재등기를 통해 신 총괄회장을 해임하면서 1인 체제를 확고히 한 것이다.

한편 신 전 부회장은 지난 10일 이날 오전 10시께 신 총괄회장의 위임장을 첨부해 'L투자회사' 9곳 (L1~3·7~12)에 대해 이의신청 성격의 새로운 변경등기 신청을 일본 법무성에 접수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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