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최대 택시예약 어플리케이션(앱)인 디디콰이디(滴滴快的)가 중국을 넘어 해외시장 확대에 시동을 걸고 나섰다.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는 디디콰이디가 중국 국부펀드 중국투자공사(CIC) 등과 함께 동남아시아의 우버로 불리는 그랩택시(Grab Taxi)에 거액을 투자했다고 20일 전했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있는 그랩택시는 19일(현지시간) 3억5000만 달러(약 4140억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며 주요 투자자로 디디콰이디와 CIC, 미국의 기술 투자회사인 코아슈 매니지먼트(Coatue Management) 등을 언급했다. 디디콰이디의 구체적인 투자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투자는 디디콰이디가 해외시장 진출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것으로 주목됐다. 류칭(柳靑) 디디콰이디 총재는 "디디콰이디가 앞서 조달한 20억 달러의 상당 부분을 해외시장 진출 및 투자에 사용할 예정"이라며 "이번 그랩택시에 대한 투자는 디디콰이디의 해외시장으로의 여정이 시작됐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8일 디디콰이디는 20억 달러 신규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신규펀딩으로 디디콰이디의 기업가치는 창업 초기의 두 배 수준인 120억 달러(약 13조4000억원)으로 뛰었다. 동시에 현금보유고(달러)도 35억 달러로 늘렸다.
이 외에 세계 최대 택시앱인 우버를 견제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두 업체가 손을 잡은 것은 계속해서 시장을 확대하려는 우버의 시도를 저지하고 상호협력을 통해 윈윈을 노린 것이라는 판단이다.
여전히 우버가 압도적 우위를 확보한 '강력한' 경쟁상대라는 점도 디디콰이디와 그랩택시를 밀착시켰다. 최근 우버의 기업가치는 디디콰이디의 120억 달러를 수 배 웃도는 500억 달러(약 55조9000억원) 수준이다.
2012년 출시된 그랩택시는 현재 동남아시아 6개 국가, 26개 도시를 아우르는 광대한 시장을 확보한 상태다. 고객에게 이동서비스를 제공할 택시기사만도 11만명이 넘는다. 알리바바의 성장성을 미리 간파했던 소프트뱅크가 2억5000만 달러를 투자하기도 한 전도 유망한 업체다.
중국 시장에서는 디디콰이디가 앞도적으로 우버를 앞지르고 있다. 디디콰이디는 업계 1, 2위였던 알리바바의 콰이디다처(快的打車)와 텐센트의 디디다처(滴滴打車)의 합병으로 지난 2월 탄생한 중국 최대 택시앱 업체다. 중국 콜택시 시장 점유율은 99%를 넘어선다. 하루 평균 고객 호출 횟수가 300만 번에 달하며 올해 총 수입규모도 120억 달러에 육박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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