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서중권 기자 =초려역사공원이 건립과정에서 부실시공이 드러났는데도 준공검사를 내줬는가 하면 지자체와 종중 간 사용용도를 놓고 첨예한 마찰을 빚고 있어 파문이 일고 있다.
초려역사공원은 조선중기 대표적 경제사상가이자 실학자인 초려 이유태(1607-1684)선생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세종시 1-5생활권 어진동 일대에 조성됐다.
이 역사공원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총 50여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2013년 착공해 호반건설이 사업을 맡아 지난 4월 준공했다.
LH는 초려역사공원의 취지를 감안해 그의 사상을 높이고 정신이 깃든 역사문화공간을 창조하는 전통기법으로 담장 및 건축을 설계했다.
이 가운데 건축의 경우 중앙의 갈산서원(강당)을 중심으로 도산재(동재), 몽재(서재) 연영문(문간재) 등 옛 선비의 풍유와 품위를 재현하기 위해 원목을 비롯한 모든 자재를 고급화 시켰다.
이 때문에 건축비용만 23억6700만원이 소요됐고, LH는 지난 4월 30일 공사를 완료하고 준공검사를 내줬다.
그러나 갈산서원과 도산재, 몽재 등 입구 둘레에 조성된 콘크리트 바닥은 곳곳에서 갈라진 채로 방치돼 있어 흉한 모습이다. 마당에 조성된 돌 부침 간격은 시방서와 맞지 않아 시공상의 문제점으로 드러났다.
특히 역사공원 입구 중앙에 설치된 3개의 외삼문과 갈산서원의 내삼문 등 모든 대문이 뒤틀리는 현상이 발생해 대문을 열고 닫기에 버겁다. 한눈에 부실시공을 알 수 있을 만큼 심각하다.
LH 감독관은 "원목은 품질기준을 갖추었고, 목재는 휘어질 수밖에 없다. 대문이 뒤틀린 현상은 준공 이후 발견했다“는 괴변으로 해명했다.
LH 는 건축비를 아끼기 위해 변칙적인 설계변경과 값싼 자재와 기구 등으로 실내장식을 한 의혹이 있고, 일부 마감처리는 아예 손을 대지 않은 것도 눈에 띄었다.
이 역사공원은 당초 이달 말 전체 사업 준공을 거친 뒤 시설물을 LH에서 세종시로 인수인계할 예정으로 돼 있다.
세종시는 이 초려역사공원을 인수한 뒤 건물 일부(동재)를 사무실용도로 사용하기 위한 방안과 관련해 종중 간 첨예한 마찰을 빚고 있다.
시는 내년에 있을 ‘세종민속문화의 해’를 준비하며 이를 주관할 사업팀이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논란은 확산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시민들은 "초려역사공원 건립을 둘러싸고 LH, 시공사 간의 부적절한 행정절차 의혹과 세종시와 종중 간 첨예한 신경전은 초려 선생의 이미지를 크게 추락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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