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관영언론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자민당 총재 연임에 성공한 것에 대해 "인재가 없다"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중국은 아베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돌직구 화법도 구사됐다.
중국 공산당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9일 사설을 통해 아베 일본 총리가 전날 집권 자민당 총재에 연임됐다는 소식을 전하며 "그닥 잘했다고 할 수 없는 아베 총리가 입후보자와의 경쟁도 없이 쉽게 총재에 연임된 것은 일본에 그만큼 인재가 없다는 뜻 아니냐"고 지적했다. 일본 정계가 수 많은 악수 (惡手) 중에서 '그나마 나은' 선택을 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아베 총리의 지나치게 단순한 외교정책과 집단자위권 행사를 포함한 안보법안 개정안 강행 등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사설은 "아베 총리의 외교노선은 미국의 다리를 꽉 잡고, (정도는 다르지만) 중국과 한국을 멀리하는 아주 단순한 구조"라며 "아베 정권은 지난 몇 년간 외교정책 수정의 압박을 받아왔다"고 지적했다.
자위권 행사 등을 주장하는 안보법안 개정도 일본 국내에서조차 강한 반발에 부딪힌 상황일 정도로 아베가 이끄는 일본의 미래에는 '확실한 것'보다 '불확실한 것'들이 더 많다고 우려했다.
신문은 "중국은 아베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일본 국민이 선출한 장기 집권 총리라는 사실은 인정한다"며 "중국은 과거와 마찬가지로 일본과의 관계 개선의 뜻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최근 일본 사회의 중국에 대한 반감이 커지고 있지만 아베 총리가 중국을 적대시하는 것 같지는 않다"며 "이 역시 확실히 인지할 필요는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 자민당 총재는 오는 20일 공개 투표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었으나 다른 입후보자가 없는 관계로 지난 8일 아베 총리의 연임이 확정됐다. 일본은 집권당의 수장이 총리직을 수행하며 자민당 총재 임기는 3년이다.
3년간 총리직을 지속할 경우 아베 총리의 총 재임기간은 1차 내각(2006년 9월∼2007년 9월)기간을 합쳐 총 6년 9개월로 2차 세계대전 이후 사토 에이사쿠(佐藤榮作· 2798일)와 요시다 시게루(吉田茂·2616일)에 이어 세번째 장수 총리에 이름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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