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개혁은 4대 구조개혁 가운데 가장 반발이 심한 곳 중 하나로 꼽힌다. 정부가 노동, 공공, 금융 개혁과 달리 교육에 상당히 민감하게 접근하고 있는 이유다. 교육부조차 교육개혁에 난색을 표시하며 기획재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그만큼 교육개혁은 사회 전반의 파장을 몰고 올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 그래도 박근혜 정부가 4대 개혁에 교육부문을 포함시킨 것은 교육 개혁 없이는 4대 개혁의 큰 퍼즐을 맞출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상황에서 성공적인 교육개혁은 어렵다는 게 정부 안팎의 시각이다. 박 정부에서 실천하기 쉽지 않은 과제라는 것이다. 우선 내년 총선이 걸림돌이다. 노동개혁도 꼬박 1년이 걸렸는데 교육개혁은 1년으로는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정부의 소극적 태도도 교육개혁을 더디게 만드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공격적인 노동개혁과 달리 교육개혁에는 말은 아낀다. 후임 경제부총리의 몫이라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 부총리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교육에 대해 쉽사리 입을 열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교육시장이 가진 표의 영향력때문이다.
정부 한 고위 관계자는 “교육개혁은 노동개혁과는 또 다르다. 노동개혁은 구조적 문제를 바탕으로 접근이 가능하지만 교육은 기존 판을 다시 짜야한다는 부담이 있다”며 “어떤 대책으로 내놔도 반발을 살 수 밖에 없는 것이 교육”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박근혜 정부 4년차에 교육개혁을 내세우기에는 시간과 역량이 부족하다”며 “결국 차기 정부에 부담을 안기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 부총리의 발언을 살펴보면 이 관계자의 분석과 비슷한 맥락을 보이고 있다. 교육개혁이 다른 개혁에 비해 표시가 나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 ‘경제 활성화를 위한 개혁’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수학능력시험 개편 등 사회 전반을 뜯어 고치는 교육개혁이 아니라는 의미인 셈이다.
최 부총리는 “지금 우리(정부)가 말하는 교육개혁은 소위 경제대국으로 나가는 교육개혁이다. 인적자원을 효율적으로 가동하고 양성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산업현장에 필요한 인력을 기르고, 그다음 일-학습 병행하는 부분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청년 일자리와 고용과 연계한 교육개혁이라는 게 최 부총리의 설명이다. 대학 구조조정 등을 추진하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최 부총리는 “경제적 측면에서 보는 교육개혁은 인력(일자리 창출)으로 보면 된다. 인력 없이 경제가 잘 돌아갈 수 없다”며 “국민이 보기에는 교육개혁이 속도가 늦고 범위가 좁다고 인식하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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